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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코로나가 싹틔운 이웃애(愛)

@윤승한 입력 2020.11.18. 18:20 수정 2020.11.18. 19:55

"4층에 살고 있는 나로선 1층을 볼 때마다 화가 나고 코로나 검진과 자가격리를 하게 만든 것이 1층 음식점이라는 인식이 있어 괜히 미워했다."

광화문집회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던 때였다고 한다. 한 40대의 일가족에게 그들이 입주해 살고 있던 건물 1층 음식점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방역문자를 통해 날아들었다. 모두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불안하고 두려웠다.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를 기다리다가 그것도 내가 살고 있는 상가건물 1층에서 터진 것이다.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고, 문자가 잘못 온 줄 알았다."

이 40대는 "혼돈에 휩싸였다. 화가 났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지역 맘카페에 해당 음식점 상호가 올라왔을 땐 비난에 동조하는 댓글도 달았다. 매일 출·퇴근 시간 1층을 지나야 한다는 사실이 짜증스러웠다.

그런데 그렇게 미워하던 마음이 언제부턴가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음식점 주인의 너무나 어두운 얼굴이 눈에 들어오면서다.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이 가게엔 온갖 비난이 쏟아졌고 손님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원래 동네장사를 하는 이 음식점은 맛 좋고 친절해 제법 인기있는 곳이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1층 음식점의 잘못은 없었다. 다만 우리의 잘못된 방역 인식으로 1층 음식점이 피해를 보고 있었고, 제일 큰 피해자는 음식점 사장님이었다."

이 40대는 다시 지역 맘카페에 몇차례 글을 올렸다. 이 음식점도 피해자인 만큼 '코로나 병균'으로 취급하지 말자고 적었다. 카페 회원들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이제 이 가족은 이 음식점을 거리낌없이 드나들고 있고, 이번 일을 계기로 음식점 알림이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다. 음식점 주인은 카페 게시판에 고마움의 글을 올렸다. 또 어려운 이웃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줄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5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사연은 최근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코로나19 극복 감동사례' 공모전에 당선돼 일반에 공개됐다. 공모전 당선작은 총 30편으로, 그 중 하나다.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나와 우리의 모습이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두에게 진정한 이웃애와 공동체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윤승한 논설위원 shyoon@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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