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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귀성(歸省)과 택배

@최민석 입력 2020.09.21. 18:32 수정 2020.09.21. 18:51

우리 속담에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있다. 수도 서울은 우리에게 '기회의 땅'으로 인식됐다.

부모들은 시골에서 소 키우고 농사 지으며 있는 돈 없는 돈 보태 마련한 '향토장학금'으로 자식들만큼은 서울로 유학시켜 좋은 대학 나와 잘 살기를 바라마지 않았다.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가난만큼은 대물림해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먹고 사는 문제보다 자식교육이 우선이었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시골에서 공부 좀 한다 싶은 자식 있으면 형편이 안 돼도 빚을 내서라도 서울로 보냈다.

그렇게 자식들은 부모가 논밭 일구고 소 팔아 보내준 돈으로 학업에 전념했다. 자식들은 서울에서 대학 나와 결혼하고 정착해 터를 잡고 해마다 설과 추석 명절 때면 자가용을 몰고 시골 고향집을 찾았다. 그래서 명절마다 고속도로는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차량 행렬로 주차장이 되기 일쑤였다.길게는 10시간 넘게 차를 타고 도착한 고향집에 오면 부모 형제·친척들과 도란도란 행복을 나눌 수 있었기에 고향 가는 길은 힘들지 않았다.

이처럼 추석 명절 때마다 연례행사처럼 치렀던 귀성행렬을 올해에는 코로나 19로 인한 거리두기와 고향 방문 자제 확산으로 좀처럼 보기 어려울 듯 싶다. 고향에 갈 수 없는 마음과 온정을 택배 선물로 대신하려 했던 자식들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21일부터 택배 분류작업 거부로 사실상 파업을 예고했던 택배 근로자들이 정부와 업계가 내놓은 합의안을 수용해 분류작업 거부 계획을 철회했다. 자식들이 보낸 택배를 손꼽아 기다리던 시골 부모님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일상화된 택배는 이제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필수'가 됐다. 우리는 무심코 건네받은 택배상자를 날마다 주어지는 하루처럼 받아든다. 그러나 한개의 택배상자가 온전히 전달되기까지에는 보내는 이의 정성에서부터 수많은 택배노동자들의 피땀과 노력이 있기에 가능하다.

이번 추석명절에는 부모님에게 택배상자를 보낼 때 이를 전해주는 택배노동자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인사를 건네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이들의 노고가 고향에 가지 못하는 많은 자식들의 마음과 아쉬움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최민석 문화체육부부장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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