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코로나19와 어린이 괴질

@윤승한 입력 2020.05.28. 18:50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공포가 여전한 가운데 난데없이 출현한 '어린이 괴질' 확산세가 심상찮다.

지난달 말 영국에서 첫 사례가 보고된 이후 한달여만에 프랑스, 스페인, 미국 등 13개국으로 번졌다. 환자와 사망자도 늘고 있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현재까지 수백여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에서 각각 어린이 1명씩 숨졌다. 미국에서는 25개 주에 걸쳐 감염자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소 5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질병의 원인은 명확치 않다. 그래서 어린이 괴질로 불린다. 미국 질병예방센터는 이 괴질을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으로 명명했다. 어린이 괴질은 '가와사키병'과 유사하다고 한다. 가와사키병은 고열과 함께 혀가 부풀고 붉어지는 증상을 동반한다. 전신에 급성 혈관염 증세도 나타난다. 심할 경우 심장 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가와사키병이 주로 5세 미만의 어린이들에게 발병하는 반면 이 질병은 10대는 물론 20대에서까지 나타나고 있다.

세계 보건당국의 관심사는 이 질병과 코로나19의 연관성이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상당수 환자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게 그 근거다. 특히 지난 13일과 15일 어린이 괴질 증세로 숨진 영국 14세 소년과 프랑스 9세 어린이가 사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연관 가능성에 무게를 실렸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 15일 "유럽과 북미에서 어린이들이 가와사키병과 비슷한 특징을 보이는 염증성 질환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있다. 초기 보고들은 이 질병이 코로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가정한다"고 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5일 유사 사례 2건이 보고됐다. 11세 남자 어린이 1명과 4세 여자 어린이 1명이다. 다행히 두 어린이 모두 회복됐다고 한다. 이 아이들의 경우 논란이 되고 있는 코로나19와의 관련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이 감시체계를 강화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초 1~2학년과 유치원에 이어 초 3~4학년과 초 5~6학년이 일주일 간격으로 순차 등교 개학한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는 부모들의 마음이 무겁다. 코로나19에 이어 어린이 괴질이 또다시 K방역의 시험대에 올랐다.

윤승한 논설위원 shyoon@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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