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국회 코로나19특위

@윤승한 입력 2020.03.09. 18:31

딴 나라 사람들 같다. 국회 코로나19특위가 그렇다. 곳곳에서 '뭘 하자는 특위인지 모르겠다'는 소리가 들리다.

지금 방역 최일선에선 의료진들의 사투가 눈물겹다. 국민들의 일상은 두려움과 공포로 하루하루 생지옥이다. 그런데 국회 차원의 힘을 모아보겠다며 출범한 특위가 하는 일이라곤 고작 정치 공세가 전부다. 방역 기관장 출석 요구는 갑질에 가깝다.

특위는 여야 3당 의원 18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각 당 간사는 기동민(민주당)·김승희(미래통합당)·김광수(민생당) 의원이 맡았다. 특위 활동기간은 오는 5월 29일까지다.

특위 첫 회의가 열린 건 지난 2일이었다. 위원장의 '초당적 협력' 당부에도 불구하고 이날 회의는 여야간 '청와대 출석' 공방으로 얼룩지면서 한시간 반만에 끝났다.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대정부 공세에 초점을 맞췄다. 청와대·검찰청 업무보고와 함께 보건복지부 등 방역당국은 물론 교육부 등 여러 정부부처 출석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업무보고 최소화로 맞서면서 한때 양측간 고성이 오갔다.

5일 열린 두 번째 회의에서도 팽팽한 신경전이 그대로 재현됐다.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장관 불출석을 두고서였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국민의 알권리와 민의를 운운하며 "국회를 너무 가볍게 보는 것 아니냐"고 호통까지 쳤다.

이날 회의에서도 김 위원장의 "당장 시급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핀셋 특위'로 운영해 달라"는 당부는 공염불이 됐다.

전염병 관련 국회 특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있었다. 당시에도 여야간 정치공세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국회 코로나19특위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장 확진자가 속출하고 사망자가 이어지고 있는데 현장을 지켜야할 방역당국 책임자들을 국회로 불러들이는 게 과연 특위가 말하는 '핀셋 특위'이고 '실질적 도움'인지 의문이다. 특위 위원들의 갑질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코로나19특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그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도움이 아닌 군림의 모습으로 비춰지기에 그렇다. 현 사태에 대한 제대로 된 상황인식이 우선 필요해 보인다.

윤승한 논설위원 shyoon@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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