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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banjiha’

@김영태 입력 2020.02.18. 18:26

최빈곤층 삶의 공간인 ‘반지하’가 외신을 통해 조명되고 있다.

사회적 격차가 만든 한국만의 독특한 주거공간인 반지하 셋방에 세계가 새삼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오스카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의 주 배경이기 때문이다.

반지하는 반은 지상, 반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 주거공간이다. 채광창은 사람이 밖에 섰을 때 발쪽에 위치하고 있다.

건축법에는 지하층은 ‘건축물의 바닥이 지표면 아래에 있는 층으로서 바닥에서 지표면까지 평균 높이가 해당 층 높이의 2분의 1 이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 지상층은 아니지만 완전한 지하층도 아닌 곳이 반지하가 된 셈이다.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가난을 나타내는 코드로 옥탑방과 반지하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둘은 반대인 듯 하면서도 비슷한 공간이다. 하지만 옥탑방은 가난하더라도 씩씩함을 보여줄 수 있는 낭만적인 요소가 짙지만, 반지하는 경제적으로 최빈곤층 셋방살이 인생들의 공간을 상징한다.

‘기생충’에서 반지하는 가족 모두가 직업이 없는 백수를 표현하는 장치 중 하나로 등장한다. 침수, 사생활 침해, 소음, 냄새, 사회적 인식 등 반지하의 모든 요소가 총 망라됐다.

영국 공영방송인 BBC와 일본 아사히신문 등 외신들은 반지하를 전하면서 한국의 빈부격차, 양극화를 지적했다. 반지하는 영어로 ‘semi-basemen’인데, BBC는 한국 발음 그대로 ‘banjiha’로 쓰며 고유명사로 대접했다.

BBC는 ‘서울엔 수천 명이 사는 반지하라는 곳이 있다. 반지하는 기본적으로 햇빛이 없다. 10대들이 가끔 집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땅에 침을 뱉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시선만 내리면 내부를 볼 수 있을 정도이고 욕실은 천장이 낮아 제대로 서 있기 힘들 정도로 좁다’고 전했다.

‘기생충’ 속 반지하는 대부분 수도권(95.9%·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참고)에 있으며 이중 62.6%가 서울에 몰려 있다. 광주와 전남도 예외는 아니다. 광주의 반지하 생활공간은 300여가구, 전남은 400여가구가 반지하층에 산다.

기택(송강호)네 가족은 반지하를 탈출하기 위해 세운 계획으로 참극을 맞이한다. 하지만 실제로 반지하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언젠간 쨍하고 해뜰날이 온다’는 희망으로, 구조적으로 잘못된 세상이 야속하지만 떳떳하고 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류성훈 사회부장 rsh@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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