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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김영태 입력 2020.01.21. 18:25

필자는 그를 알지 못한다.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기질과 성격, 가치관 등에 익숙하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특정인을 안다고 할 때는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

적어도 그 사람과 알고 지낸 시간이 길게는 수년에 이르고 복잡한 인연 속에서 같은 추억과 시간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말수가 적었고 자신과 상관 없는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선배들에게 정중했고, 후배들에게 따뜻했으며, 동료들에게 한결 같았다.

지난 14일 언론사 선배이자 동료이기도 했던 윤한식 전 무등일보 기자가 세상을 떠났다. 필자가 그를 처음 안 것은 1995년 신문사에 수습기자로 입사했을 때였다. 당시 문화부에서 문화재 분야를 담당했던 선배는 전남 곳곳의 문화재 발굴 현장을 다니며 취재활동에 전념하고 있었다.

가끔 편집국에서 그와 마주칠 때면 사람 좋은 미소와 따스한 한마디로 위로를 건네던 선배였다. 지금이라도 옆에 와서 커피 한잔을 내밀 것만 같은 그가 병마를 끝내 이기지 못하고 타계했다.

누구보다 포근한 마음과 인간미를 지녔던 사람이었기에 그의 부재와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진다.

그와는 지난해 11월 어느 날엔가 안부를 주고 받았던 통화가 마지막이었다.

살아오는 동안 가족 4명이 곁을 떠났다. 이중 3명은 임종을 지키지 못해 마지막 인사를 건네지 못했고, 다른 1명은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마지막 순간을 지켜봐야 했다.

삶이 유한하고 인명이 재천이라 해도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은 항상 가슴 한 켠을 아리게 만든다.

이제 그 이별 목록에 한 사람이 또 늘었다. 모두에게 마음 속 미안함과 전하지 못한 고마움이 갚지 못할 ‘빚’이 돼 버렸다. 이렇게 또 하루 멀어져 간다. 삶은 상실과 이별의 연속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이별과 마주한다.

떠나간 이들과 공유했던 시간과 기억이 추억으로 자리한다면 그것은 행복이다.

눈이 사라진 겨울에 그의 핸드폰 끝자리였던 74라는 숫자도 채우지 못한 채 60문턱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길로 떠난 선배의 명복을 빈다.

그를 기억하는 한 사람으로 그가 살아 생전 남겼던 따스한 마음을 평생 간직하고 싶다.

최민석 문화체육부 부장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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