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충장로 4·5가에 둥지 튼 MZ세대
원데이클래스 모아놓은 '모람플랫폼'
온라인 꽃집 확장 입주한 '양림온실'
올 6월부터 8팀 입주···도심 새 활력
광주 동구, 10팀 집세 지원 등 한몫
[빈 점포, 꿈을 채우다] ①충장로 4·5가에 둥지 튼 MZ세대
활력을 잃어가는 원도심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각 지자체들이 다양한 정책들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 동구가 시행 중인 '빈집 청년창업 채움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동구는 원도심의 높은 공실률과 비싸지 않은 월세를 활용, 빈 점포를 청년들의 창업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올 6월부터 충장로 4~5가 일대 빈점포에 청년창업가 8팀을 입주시켰다. 동구의 '빈집 청년 프로젝트'가 점점 쇠락해져 가는 원도심에 지역 청년들을 정착시켜 이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한편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충장로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청년들을 만나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본다.
"청년들이 창업에 대한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고 해도 공간조차 마련하지 못해 좌절을 겪는 사례가 많습니다. 저희 같은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꿈을 만들고 키워갈 공간입니다."
김종언씨는 지난 6월 광주 동구 충장로 5가 한복 도매상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곳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김씨는 과거 대왕카스테라, 만원 케이크 등 프랜차이즈 사업도 해봤지만 번번히 실패를 경험했다. 지난해부터 동구 예술의거리에서 '모람 플랫폼'을 운영하던 중 동구의 '빈집 청년창업 채움 프로젝트' 소식을 접하고 이 곳에 입주하게 됐다.
'모람 플랫폼'은 도예·가죽공예·유화·퀼트 등 지역 작가들의 원데이 클래스 수강생 모집공고를 한 곳에 모아놓은 웹사이트다.
김씨는 '모람 플랫폼'은 단순히 원데이 클래스 수강 신청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소비자와 작가가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인 만큼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현실이 뒤따른다. 바로 '공간'이다. 청년들이 창업을 시작, 확장하고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공간이 주는 영향력은 막강하다는 게 그의 확신이다.
사무실을 늘려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기획하려던 김씨에게 '빈집 청년창업 채움 프로젝트'는 큰 힘이 됐다.
김씨는 "충장로 5가는 낙후한 원도심이지만 교통의 중심이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을 수 있다는 미래를 예견하고 과감하게 사무실을 옮겼다"면서 "원도심 활성화와 청년 창업이 시너지를 일으켜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청년 창업자 김승경씨도 충장로 5가에서 온라인 꽃집 '양림온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광주 남구 양림동에서 조그마한 꽃집을 운영한 김씨는 늘 공간 확충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했다. 크고 다양한 식물들을 취급하려면 그만한 공간으로 이전해야 하는데 문제는 비용이었다.
그러던 중 때마침 동구의 지원사업을 접하게 돼 충장로 큰 사무실로 이전하게 됐다. 이제는 보다 많은 종류의 식물들의 취급이 가능해져 자연스럽게 사업 확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김씨는 환하게 웃었다.
그는 "많은 청년 창업자들이 창업 공간 확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청년 창업자들은 하루하루가 생존과 직결돼 있다. 정부와 지자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3일 동구에 따르면 6월부터 지역 청년 창업자 10팀의 사업을 지원하는 '빈집 청년창업 채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구비 1억4천750만원의 예산이 드는 이 프로젝트는 충장로 4~5가의 빈 점포에 청년 창업자를 입주시켜 월세 등을 지원하고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게 목표다.
동구는 입점 청년 청업자들에게 올해까지 임대료와 점포 리모델링비 및 상품개발비 등 최대 875만원 씩 지원한다.
현재 이 곳에는 가죽공예, 플랫폼사업, 선물포장, 온라인 꽃가게, 예약제 피부관리, 이벤트풍선제작, 3D프린팅 등의 종목을 창업한 청년들이 입점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영주기자 lyj257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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