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대인들은 무덤에 토기를 넣었을까

입력 2024.04.23. 14:51 이정민 기자
[국립나주박물관,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전
상형토기·토우장식 등 통해
1천600년전 장송의례 소개
경주 황남동 유물 처음 공개
사후 세계관 엿보는 계기로
나주 가흥리 신흥고분에서 출토된 새모양 토기.

삼국시대에는 다양한 동물이나 사물을 본떠 만든 상형토기(像形土器)나 아이가 장난스레 빚어놓은 것 같은 흙인형 토우(土偶)가 얹어진 토기들이 유행했다. 이 토기들은 무덤에서 많이 발견됐는데, 왜 그들은 죽은 이를 보내는 가장 슬프고 개인적인 공간에 이 토기들을 넣었을까?

국립나주박물관은 오는 7월 28일까지 2024년 특별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를 개최한다.

해남 만의총에서 출토된 상서로운 동물모양 토기.

이번 전시는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던 특별전의 순회전시로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를 통해 고대의 장송의례를 소개하는 전시이다. 또 신라·가야 지역에서 출토된 상형토기를 비롯해 경주 황남동 유적 등에서 출토된 토우장식 토기 등 240여점을 선보인다. 이중 경주 황남동 유적의 토우장식 토기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을 통해 처음 공개된 것으로 이번 국립나주박물관 순회전에서 두 번째로 선보인다.

토우장식 토기와 전시 영상 모습.

전시는 크게 2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1부는 '영원한 삶을 위한 선물, 상형토기'다. 상형토기는 사람, 동물, 사물을 본떠 만든 토기로 술과 같은 액체를 담거나 따를 수 있어 제의용 그릇으로 여겨진다. 이번 전시에는 우리에게 친숙하면서도 상서로움과 권위 등을 상징하는 다채로운 상형토기를 볼 수 있다. 죽은 이를 하늘로 이어주고 안내해 주는 동행자로서 새모양 토기와 상서로운 동물 모양 토기를 비롯해 머나먼 길에 '함께 동행'하는 말 모양 토기와 수레바퀴 모양 토기 그리고 사후세계에서도 편안한 쉼을 누릴 수 있는 집 모양 토기 등이 전시된다.

경주 노동동유적 출토 토우장식 항아리.

이를 통해 고대의 장송의례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 사후에도 현세의 삶이 이어진다는 계세사상(繼世思想)을 이해할 수 있다.

2부는 '헤어짐의 이야기, 토우장식 토기'다.

토우장식 토기는 상형토기와 마찬가지로 무덤에 넣어진 제의용 그릇으로 이번 순회전시에서 중심이 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1926년 일제강점기 경주 황남동 유적에서 수습된 토우장식 토기가 다수 소개되며, 토우에 표현된 당시의 장송의례 모습과 일상생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경주 황남동유적에서 출토된 토우장식토기 뚜껑.

지름 15cm 내외의 작은 토기 뚜껑에는 거대한 고대의 장송의례가 담겨 있다. 절하는 사람과 절 받는 사람, 춤을 추고 악기를 부는 사람, 남과 여를 묘사한 성적인 장면, 50종이나 되는 동물의 모습, 사람과 동물이 함께 열을 지어 행진하는 모습 등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장송의례 모습을 토기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경주 노동동유적에서 출토된 토우장식 항아리(국보)에는 개구리 뒷다리를 문 뱀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사이사이에 사람이 장식돼 있으며 이러한 모습이 다른 토우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보여 당시 장송의례와 관련된 정형화된 내용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신라 가야지역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

이번 전시에서는 작은 토우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전시의 이해를 돕도록 미디어를 접목시켜 전시했다. 또한, 디지털 점자 정보 검색과 촉각 체험물을 설치하여 누구나 전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의 이해를 도울 연계 교육프로그램인 '박물관 속 동물이야기', '큐레이터와의 대화'도 마련돼 있다.

국립나주박물관 토우전 포스터.

국립나주박물관 관계자는 "특성화 주제인 '영산강 유역 고대 고분문화'와 연결돼 있는 주제의 전시인 만큼 새롭게 개편한 상설전시실과 이번 순회전시를 함께 관람한다면 우리나라 고대 장송의례에 대해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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