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익은 예술감성 한자리에
광주시립미술관과 전남도립미술관이 공동으로 서울에서 운영하는 G&J갤러리가 서울 인사동의 대표적인 전시공간인 인사아트센터 3층으로 이전, 재개관했다.
G&J갤러리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재개관전 '더욱 미술 생활'을 9일부터 오는 4월 12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에는 광주와 전남을 기반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지역 대표 중진작가 김대원, 류재웅, 박성환, 박태후, 양해웅, 이구용, 이지호, 장안순, 정선휘, 조근호, 조용백, 한임수, 한희원, 황순칠 등 14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는 G&J 갤러리의 의미처럼 지역에서 독자적 작업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지역 작가들을 중앙 무대에 알리고자 마련됐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라는 인류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예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되돌아보자는 취지도 담겨 있다.
전시작들은 자연을 토대로 담백하게 화폭을 채운 박태후 작가의 '자연 속으로', 수묵화의 맛을 통해 목포 유달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조용백 작가의 '달사만종', 도시 안의 다채로운 풍경을 절제된 선과 색상으로 담아낸 조근호 작가의 '도시의 창', 마치 시어를 보는 듯 서정적 화면이 인상적인 한희원의 '영산포에서' 등이다. 관객들에게 남도의 아름다움과 지역 작가들의 진한 예술적 감성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은 "우리 모두가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남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표현한 작품을 감상하면서 심적 위안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G&J 갤러리가 이전 개관전을 시작으로 전남의 현대미술과 작가들을 중앙에 소개하는 장으로 더 활발히 기능하길 바란다. 이번 전시를 통해 남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G&J갤러리는 지난 2016년 10월 문화상생 프로젝트로 인사동 인사마루에 G&J 광주전남갤러리로 문을 열었다. 광주·전남 지역 출신 작가들에게 양질의 전시 공간을 제공해 역량있는 작가를 육성하고 지역을 넘어선 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으로, 대관료 또한 저렴하게 책정됐다. 이곳에서 열리는 전시들은 지역 작가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선정된다. 올해 대관 전시는 지난해 11월 공모를 통해 확정됐다. 올해 광주 작가 19회, 전남 작가 15회 등 모두 34회의 전시가 열린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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