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 순례지서 바라본 별 등
캔버스 위에 색으로 형상화
컨테이너 유리벽면 속 전시
코로나19 상황 속 위로와 힐링의 야외 전시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는 광산구 별밤미술관이 이달에는 한희원 작가의 겨울 풍경 작품을 한데 모아 시민들에게 겨울 정취의 낭만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겨울여정'이 주제. 한희원 작가가 한국 뿐 아니라 타국의 겨울 풍경, 쓸쓸한 정취 등을 그려낸 작품들을 위주로 한다. 티벳 카일라스 순례지에서 본 산과 강 위에 무수히 떠있는 별들을 그린 '티벳의 별', 눈 덮힌 논 사이로 눈바람을 홀로 견디고 있는 겨울 정미소의 모습이 담긴 '그해 겨울', 조지아공화국 트빌리시에서 머물며 그린 '조지아 정교회' 등이다.
지난해 9월 개관한 별밤미술관은 코로나19로 많은 문화행사 등이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발맞춰 기획됐다. 공원에 두 개 벽면을 유리벽으로 바꾼 6m×3m 규모의 컨테이너를 두고 그 안에 작품을 설치, 특정한 공간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오며가며 주민들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별밤미술관은 앞서 송필용 작가 초대전으로 문을 열어 이호국, 이이남, 최대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주민들과 함께 나눈바 있다. 야외라는 색다른 장소에서, 또 일상 속 공간에서 미술 작품을 접하게 해 주민들과 예술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는 평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가 위축된 가운데 야외에서 적절히 거리를 두고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광산구 쌍암공원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 별밤미술관은 올해 3월 말까지 풍영정천변길공원, 운남근린공원, 신창역사문화공원, 선운지구 근린공원에 추가로 조성된다.
또 광산구는 별밤미술관 전시작가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상반기 25명의 전시작가를 선정하기도 했다.
별밤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 광산구 소촌아트팩토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달라진 문화예술 향유 방식에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가겠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지친 지역주민들에게는 일상 속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또 위축된 문화예술계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술관은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365일 운영된다.
한편 이달 별밤미술관 초대 작가 한희원은 조선대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45년 동안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해왔다. 1970년대 후반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작업으로 시작해 민중미술 대열에 합류했다. 1997년 '내 영혼의 빈터'로 첫 개인전을 갖고 전업 작가로 전환, 이후 일상적 소재를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에 천착해왔다. 50여차례의 개인전과 국내외 전시에 참여하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쳐온 그는 지난 2019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1년 동안 안식년을 갖고 지난해 귀국전을 갖기도 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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