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10월 6일 광주신세계 갤러리
잊혀진 과거 소환하고
다가올 미래에 메시지
역사의 흔적을 통해 시간의 지층을 들여다보고 존재의 실마리를 찾는 지역 중진 작가 이매리의 개인전이 열린다. 과거의 일상과 오늘의 일상이 완전히 달라진 지금, 우리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매리 작가가 1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개인전 '시 배달 Poetry Delivery'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지난 2015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꾸준히 이어온 '시 배달' '지층의 시간' '캔토스의 공간' 연작을 선보인다.
전시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현장을 직접 찾아 사진으로 남기고 그 위에 경전이나 시를 금분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작품들로 이뤄진다. 작가는 이 과정을 통해 잊혀진 과거를 소환하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작품에 담아냈다.
작품에 등장하는 강진 월남사지 발굴 현장은 작가의 의도를 가장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작가의 고향인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는 1천년 전 창건된 월남사가 소실된 자리에 형성된 마을로 2011년부터 시작된 발굴 조사로 사라진 곳이다. 이 땅에는 삶을 영위하던 과거와 현재 사람들의 이야기가 공존한다. 지금은 사라진 시간과 공간이 켜켜이 지층처럼 쌓여있음을 작가는 삶의 역사를 한 층 한 층 파헤치며 드러낸다.
작가는 이 지층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은 작가의 작품에 시 형식으로 담겨진다.
'시 배달' 연작 영상 작품에는 다양한 민족이 등장해 그들의 언어로 그 민족의 시를 낭송한다. 각국의 염원을 담은 각 민족의 시를 통해 우리는 시공간을 넘나들게 된다.
광주신세계 갤러리 측은 "우리의 일상도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너무나도 달라졌다"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앞으로 펼쳐질 미래의 모습을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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