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이후 해외 50개 지역으로
예술 만장으로 오월 영령에 헌사하고 당시 대동세상을 이뤘던 광주의 의미를 전하는 만장전이 열릴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예술 만장전-5월의 미풍'이 망월동 5·18국립묘지 입구에서 27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다.
만장(輓章)은 전통 장례 문화에서 대형 깃발에 죽은 이의 공덕을 기록해 널리 알리는 것으로 5·18 이후 80년대 오월추모제에 등장해 희생 당한 이들을 추모했다. 만장은 지난 1995년 안티비엔날레서 대규모 퍼포먼스로, 예술작품으로 전면에 내걸렸다. 이후에도 오월 행사에서 주요 매체로 역할을 해왔으나 2000년대 들어 그 모습을 감췄다가 지난해 다시 살아나 올해가 두번째 무대다.
이번 만장전을 기획한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은 만장 문화를 재해석해 예술 만장으로 격상시켜 오월 영령에 대해 헌사하고 대동세상을 이뤘던 80년 5월의 의미를 전달한다.
전시에 걸리는 예술만장은 총 51개로 각 지역의 민예총 회원과 이번 전시에 공감하는 전국 각지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번 예술만장은 당초 5월 16~18일 구 도청 앞에서 계획됐으나 보수단체 집회 신청으로 인해 행정명령 등이 내려지면서 일정을 연기해 6·29 선언일에 맞춰 선보이게 됐다.
특히 이번 전시 이후 예술만장은 미국, 일본 등 해외 50개 지역의 5·18 행사위로 보내져 오월 40주기 메시지를 해당 지역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현미 광주민예총 사무처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사라져가는 전통문화 중 하나인 만장 문화를 불러일으키고 특히 해외에서 광주 정신과 전통문화를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는 5·18국립묘지 입구에서 예술만장전 개막 문화제가 열린다. 세대를 노래하는 삼춘밴드, 민중가수 류의남의 공연과 예술만장 관람투어로 꾸려진다.
한편 전두환을 풍자적으로 그린 걸개그림 518개가 트럭에 실려 퍼레이드하는 행사도 이날 망월동에서 출발한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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