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서치라이트’ 공모 선정
토론 공연화해 광주 바깥 이야기 들어
광주의 청년창작그룹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생각을 광주 밖의 공간, 서울에서 묻는다. 특히 단순 토론이나 리서치를 통해서가 아닌 연극적 요소를 더한 토론의 공연화를 시도해 눈길을 끈다. 창작그룹 모이즈(MOIZ)는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미래기념비 탐사대’를 3월 이후 공연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서치라이트’ 공모를 통해 선정돼 이뤄졌다. ‘서치라이트’는 작품의 아이디어를 찾는 리서치 단계부터 무대화에 이르기까지 창작의 모든 과정을 관객과 공유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다. 올해 공모에는 총 95편이 접수됐으며 그 중 총 7편이 선정됐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남산예술센터의 무대에 서게 된 ‘미래기념비 탐사대’는 모이즈가 지난해 말 진행했던 커뮤니티아트 프로젝트 ‘구 광주적십자병원’의 연장선상이다. ‘구 광주적십자병원’이 5·18민주화운동 사적지인 구 광주적십자병원의 활용방안을 두고 광주를 기반으로 지역인들의 의견을 모았다면 ‘미래기념비 탐사대’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광주 바깥 사람들의 인식을 조사하는 무대다.
공연은 토론 형식에 연극적 요소가 더해져 만들어진다. ‘구 광주적십자’ 프로젝트에서 나온 응답들, 모이즈 구성원들의 경험들을 연극으로 보여준다. 5·18전야제에 참석한 모습 등 광주에 살고 있는 20대 청년이 5·18을 만나는 모습들이다. 오월을 기록된 모습, 기념된 모습으로 만났을 때 광주의 청년으로서 들었던 생각을 전하는 것이다.
극 중간 중간에는 O.X 형식으로 관객의 생각을 묻고 극 이후에는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직접 대화를 나누며 이들의 의견을 모은다.
모이즈 도민주 대표는 “지난해 ‘구 광주적십자병원’ 프로젝트를 통해 사적지 활용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대답 안에 5·18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투영돼있더라”며 “트라우마로 인해 건물을 없애야한다고 답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5·18을 ‘기념된 형식’으로 배운 젊은 친구들은 당연히 보존해야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의견 충돌에 모이즈는 사적지를 단순하게 보존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오월 이후 세대나 광주 바깥 사람들이 기념된, 기록된 5·18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그것을 어떻게 느끼는지를 조사하고 이를 통해 오월 정신 등을 어떻게 전승해야할지 고민하겠다고 한다.
도 대표는 “오월은 정말 많은 역사적 사건 중 하나이고, 그 중 5·18은 다양한 형태의 많은 기념을 해왔으나 우리 세대에게는 얼만큼 그 정신이나 역사적 아픔 등이 전승됐나봤을 때는 여전히 물음표다”며 “그런데 이같은 상황은 오월 뿐만 아니라 다른 사건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한다.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다음 세대에 전할지 다시 생각해야하는 지점이 아닐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서울 친구들은 광장에서 일어나는 시위를 수없이 접하면서 시위대가 외치는 슬로건이 어떤 메시지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소음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오월을 비롯한 많은 역사적 사건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과 지난해 진행한 커뮤니티아트프로젝트를 통해 나온 결과값들은 다시 광주서 공연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한편 내달 11일 계획됐던 이번 공연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정연기됐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 한 사람 한 사람 모여 커지는 울림 이형기 작 세월호 참사 10주기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이들의 계절은 아직도 춥기만 하다. 사회에 이같은 재난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인데 뾰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어서다. 10년의 시간 동안 힘들어한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가 되는 것은 '항상 함께 하고 있다'는 인사가 아닐까. 이런 인사를 전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작가들이 참여한 이 전시는 시민 참여로 비로소 완성된다.대인동에 자리한 복합예술공간 예술이빽그라운드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기리는 참여형 특별전 '4·16'을 지난 13일 시작해 27일까지 이어간다.이번 전시는 한희원, 이성웅, 이형기, 이당금 등 4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메시지를 전한다.한희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느꼈던 상실과 비애를 담아낸 서정적 회화작품을, 이형기는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하고 의지하는 인물군상의 도조 작품을 통해 참사에 희생 당한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의지를 전한다.예술이빽그라운드가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사진은 추모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 관람객과 이당금 대표.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복합적인 설치 작업을 선보여 온 이성웅은 종이배 작품과 영상을, 예술이빽그라운드 대표이자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당금은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는 사진, 퍼포먼스 등을 통해 참사 이후 남은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전한다.특히 이번 전시는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방문한 이라면 누구나 추모의 글귀를 적고 세월호를 형상화한 종이배를 접거나 추모의 글귀를 적어 하나의 작품을 함께 만들 수 있다. 관람에서 한 발짝 나아가 복잡한 과정 없이도 누구나 10주기 추모에 주체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연대해 완성되는 종이배는 작품에 참여하는 시민에게도, 참사 유가족에게도 용기와 희망으로, 위로와 치유로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이당금 예술이빽그라운드 대표는 "텅 빈 마음과 잊지 않을 기억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애도와 추모의 공간을 준비했다"며 "시민이 자유롭게 공간에 방문해 종이배를 접거나 추모의 글귀, 바람 등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 형상을 만들며 함께 추모하는 전시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한편 예술이빽그라운드는 소극장 씨어터연바람, 전시 공간 등을 둔 복합문화공간으로 연극, 전시, 콘서트 등의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선보이고 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 · 다양하게 해석하는 조각
- · 향묵회 회원전 30일까지
- · 날 것이 가진 매력 만나볼까
- · 흙 본연의 모습을 탐미하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