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대원 이름 비슷하다는 이유로
비자 연장 좌절 위기에 처하자
연구실·광주은행 직원 적극 나서
"다른 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들어봐도 광주는 외부인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따뜻한 도시입니다. 광주 시민들의 따스함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인도 남부의 비하르 출신으로 전남대학교 대학원 디아스포라학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졸업논문을 남겨두고 있는 아자이 코마르(33)씨는 지난달 말께 비자 연장을 위한 은행잔고 증명을 받기 위해 한 은행을 찾았다.
평소 거래하던 은행이었으나 그는 잔고증명서를 받을 수 없었다. IS 소속 혐의자와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였다. UN은 이 혐의자가 불법자금을 세탁하고 있다는 이유로 은행 거래를 제재한 상태였다.
몇날며칠을 고민하던 아자이씨는 교내 광주은행을 찾아 새로운 통장을 개설하려했으나 같은 이유로 통장 발급마저 거절당했다.
평소와는 달리 표정이 어둡고 불안한 아자이씨를 본 같은 연구실의 양연희씨는 그로부터 그간의 사정을 듣게 됐다. 양씨는 석사 졸업논문을 통과하게 되면 박사과정까지 진학하려 했던 아자이씨가 비자연장을 하지 못하면 멀리 타국까지 와서 고생한 결실을 맺을 수 없기에 가만 있을 수 없었다.
양씨는 연구실 동료들과 함께 교내 광주은행을 찾아 아자이씨의 사정을 설명하고 그를 도울 방법이 없을지 부탁했다. 마침 딱한 사정을 알게 된 김현희 광주은행 차장은 은행 본점을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협조를 요청하고 나섰다.
돌아온 대답은 이전과 마찬가지였다. UN이 국제적으로 내린 제재이기 때문에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김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자이씨의 가족관계 증명서와 과거 인도에서 근무한 삼성전자 재직증명서 등 증빙서류를 첨부해 정식으로 신원조회를 요청했다.
결과는 23일께 나올 예정이다.
아자이씨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자신을 위해 백방으로 갖은 노력을 해준 지역사회에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연구실의 동료들뿐만 아니라 내 얼굴을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은행 직원까지 나를 돕기 위해 자신의 일처럼 적극적으로 나서 줘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면서 "다른 지역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민주 사회를 이끈 도시라는 특성 때문인지 광주처럼 외국인에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주는 곳이 없더라. 영원히 이 지역사회의 따뜻함을 기억할 것"이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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