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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인상'에 광주 치과의사와 구두닦이··· 무슨사연 있나?

입력 2020.09.16. 16:46 수정 2020.09.16. 16:46
55년간 무료진료·급식 봉사한 박종수 원장
30년 무보수 봉사 국세청 구두닦이 조영도씨
"복지 사각지대 비추는 빛 될 것···도움 절실"
LG 의인상

박종수(80) 전 광주광역시치과의사회 회장(박종수치과의원 원장)이 LG복지재단이 수여하는 'LG 의인상'에 선정됐다. 박 회장은 지난 55년간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의 치아를 무료로 진료하고 있는 것은 물론 지역 무료급식소 운영 복지법인 대표로서 이웃사랑을 실천해가고 있는 인물이다.

LG복지재단은 박 회장과 함께 30년간 보수 없이 무료급식소 '사랑의식당' 운영을 맡아 봉사해 온 조영도 총무이사(46)에게도 의인상 수여를 결정했다.

이번에 수상자로 선정된 박종수 회장은 광주 동구에서 치과의원을 운영하며 사회복지법인 분도와안나 개미꽃동산의 이사장까지 맡고 있다.

치과대학 졸업반이었던 1965년부터 꾸준히 의료 봉사를 펼쳐오고 있는 그는 의료인 출신인 아내와 함께 병원이 쉬는 일요일이면 전남지역 도서와 산골을 일일이 찾아가 진료를 하는 것은 물론 전문치료가 필요한 이는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으로 데리고 오는 경우도 예사였다.

특히 박 회장은 지난 1991년 의료봉사 활동을 하며 알게 된 무료급식소 '사랑의식당'의 설립을 후원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무료급식소와 인연을 맺고 있다. 설립자인 허상회 원장이 작고하자 2018년부터는 급식소 운영 복지법인 대표도 맡아 오고 있는 것. 본인의 치료비 조차 힘들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연명 치료를 거부, '사랑의식당을 영원히 지켜달라'고 했던 설립자 뜻을 오롯이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사랑의식당에는 하루 평균 600여명의 형편이 어려운 이웃이 찾아와 따뜻한 밥 한끼를 해결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현장 급식 대신 매일 도시락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배달하고 있다.

치과의사를 본업으로 하면서도 일평생 봉사의 길을 걷고 있는 박종수 회장과 함께 LG 의인상을 수상하게 된 조영도 총무이사 역시 본업은 따로 있다. 광주지방국세청에서 오랫동안 구두를 닦고 있는 것. 사랑의식당이 처음 문을 열었을때부터 지금까지 30년간 무보수로 시설의 대소사를 도맡아 오고 있다. 무료급식에 필요한 식재료 구입, 위생관리, 배식, 시설관리 등 사실상 모든 일이 조 총무이사의 손을 거치고 있다.

박종수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생명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의료인으로서 제 역할을 했을 뿐인데 생각지도 못했던 상을 받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힘들고 어려운 길을 묵묵하게 함께 걸어주고 있는 가족과 사랑의식당 모든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평생 활동을 하며 '내 것을 나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도리어 내가 건강과 행복, 보람과 기쁨을 얻기 때문이다. 팔순의 나이에도 건강 걱정없이 지내고 있는 건 모두 봉사 덕분"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사랑의식당을 독거노인, 노숙자 등 소외계층을 위한 건강증진센터가 있는 시설로 확대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박 회장은 "인간에게는 누구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지만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가 많다. 사랑의식당이 그 음지에 따뜻한 빛을 비출 수 있도록 관광서와 관계기관 등 많은 도움이 모아지기를 희망한다"고 소망했다.

한편 박종수 회장은 1990년 광주광역시치과의사회 3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고문으로 활동중이다. 2002년에는 대한치과의사협회 수석감사, 2005년에는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 의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 의장 당시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치과윤리헌장을 공포하고 윤리지침을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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