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재단 "재판은 끝까지 이어갈 것"
전두환(90)씨가 최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은 뒤 입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는 30일 예정된 항소심은 궐석재판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23일 전씨 측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13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뒤 혈액암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았다. 다발성 골수종은 골수 내 항체를 생산하는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 것이다. 면역·조혈·신장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전씨 측은 전씨가 고령에 혈액암 일종을 앓고 있어 향후 재판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법원에 '불출석 허가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아직 전씨 측이 제출한 '불출석 허가서'를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상황이 알려지자 5·18 재단과 유족들은 전씨의 현재 건강상태를 주시하면서도 항소심 재판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41년 전 생때같은 자식과 남편을 잃은 유족들에게 사죄할 기회를 여러번 줬지만 전씨가 모두 무시했다. 오월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여러번 박기도 했다"면서 "전씨가 죽기 전 광주 시민들에게 어떠한 방법으로든 사죄를 표현하고, 마지막 여생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차종수 5·18 기념재단 팀장도 "고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재판은 전씨가 벌인 1980년 5월 광주에서의 잘못을 원래대로 돌이키는 첫번째 수단이다. 전씨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궐석 재판으로라도 전씨의 잘못을 추궁할 것"이라며 "전씨가 자연인이 아닌 법정 구속된 자의 신분으로 본인의 잘못을 광주시민들에게 시인할 수 있도록 이번 항소심 재판은 끝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씨는 9일 고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지난해 11월30일 열린 1심 선고공판 이후 252일만이었다. 당시 전씨는 초췌해진 모습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부인 이순자씨와 경호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광주지법에 입장했다.
전씨의 쇠약해진 모습은 겉모습뿐만 아니었다. 법정에 함께 선 이씨는 전씨가 이날 장시간 운행으로 인해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호흡곤란을 호소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재판 시작 20분만인 오후 2시17분께 전씨에게 10분간 휴정을 명했지만 10분간의 휴식으로는 호흡이 되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다음 재판 기일(8월30일 오후 2시) 알린 후 재판을 끝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갈수록 걱정되는 5·18 조사위 종합보고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등이 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5·18조사위 보고서 평가 간담회를 열고 5·18조사위가 내놓은 직권조사 과제별 조사결과 보고서를 평가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작성 중인 종합보고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잘못 알려진 5·18 역사를 바로잡아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는 수단이 돼야 할 보고서에 5·18의 역사적 배경이나 성격 등이 일절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27일 5·18조사위에 따르면 5·18조사위는 오는 6월26일까지 대정부 권고안이 담긴 종합보고서를 발간해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한다.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34조에 '활동이 종료될 경우 6개월 이내에 위원회의 활동 전체를 내용으로 하는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5·18조사위는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를 마친 뒤 종합보고서와 함께 진상규명 의결서, 백서를 공개할 예정이다.또 지난 4년간의 공식 조사 활동 기간 확보한 진술과 수집한 사진·영상 등 모든 자료는 국회 동의를 얻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할 계획이다.그러나 작성 완료 기간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종합보고서의 구성이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전체 1천400쪽 분량의 종합보고서는 제1장 총론(200쪽), 제2장 계엄군의 진압작전(200쪽), 제3장 민간인 희생(350쪽), 제4장 인권탄압사건(300쪽), 제5장 북한개입설(100쪽), 제6장 진상규명 불능 과제(250쪽) 순으로 구성됐다.하지만 보고서 어디에도 5·18이 일어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성격, 진상규명을 시작하게 된 이유, 진상규명이 갖는 의의에 대한 서술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반면 국내 대표적인 민주화운동 중 하나인 부마민주항쟁의 진상조사보고서에는 '유신체제에 대항해 발생한 민주화운동',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저항의식 확산' 등 항쟁의 역사적 배경과 '유신체제의 종말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민주화운동'이라는 의의가 자세히 담겨있다.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도 8·15 광복 전후 제주도의 상황이나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 4·3사건의 도화선이 된 3·1사건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이와 관련 정다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제1장 총론에 위원회의 설립과정, 조직·예산·연도별 조사 활동, 대정부 권고안이 담기는 데 사실 설립과정이나 조사 활동은 백서에나 들어갈 내용이다"며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5·18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성격, 5·18이 갖는 의의를 종합보고서에 싣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이어 "5·18조사위의 종합보고서가 새로운 왜곡·폄훼의 근거가 될 것 같아 심각하게 걱정된다"며 "지금이라도 종합보고서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초안을 신속하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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