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흔적, 영화 통해 만나요

입력 2024.03.26. 16:14 이정민 기자
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
'해설이 있는 예술 영화'
27일 시작으로 10월까지
광주극장 '스즈키세이준'전
28일~내달 10일까지 진행
'다이쇼 로망 3부작' 상영
'반 고흐'

영화를 통해 예술가와 그들의 흔적을 만나는 자리가 잇따라 마련된다. 때로는 그들의 삶, 치열하게 피워냈던 예술혼 등을 만나기도 하고 그의 열정이 녹아 있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나본다.

광주시립미술관(관장 김준기) 하정웅미술관은 '하정웅미술관과 함께하는 해설이 있는 예술영화' 올해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지난 2016년 시작돼 올해로 9년째를 맞이하는 이 프로그램은 영화를 통해 미술가의 삶과 그들의 치열한 예술혼을 만나보는 시간이다.

27일을 시작으로 10월까지 7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상영회는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서구 농성동에 자리한 하정웅미술관 2층에서 운영된다.

올해 프로그램에서 만나게 될 예술가는 고흐, 베르메르, 렘브란트, 모딜리아니, 피카소 등 대중들에게 친숙한 이들이다.

27일 첫 번째 시간에 만나게 될 '반 고흐'는 '인간' 고흐에 접근하는 점이 특징이다. 영화는 고흐가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두 달여 동안 살았던 프랑스 오베르 지방에서의 삶을 냉정한 시선으로 구현한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내달 25일에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만난다.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 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이례적으로 얼굴만 클로즈업 그림이다. 소설가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이 그림에서 화가와 모델인 하녀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상상했고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르누아르'

5월 29일에는 '르누아르'를 통해 1차 대전 무렵 프랑스 리비에라의 여름날을 배경으로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와 모델 데데, 후에 아버지 못지 않은 명성을 얻은 아들 장 르누아르를 중심으로 그들의 예술과 인생을 만나본다.

이어지는 프로그램에서는 6월 모딜리아니, 8월 렘브란트, 9월 세잔, 10월 피카소가 등장하는 영화들을 차례로 상영한다.

특히 상영회는 단순히 미술 영화를 상영하고 감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프로그램을 기획한 조대영씨가 강연자로 나서 청중과 소통하며 미술가와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강연자로 나서는 조대영씨는 광주의 대표적인 영화전문가로 현재는 동구 인문학당 프로그램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참여는 무료로 가능하며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스즈키 세이준.

광주극장은 '장르의 혁신가'로 불리며 일본영화사에서 가장 독창적인 미학을 선보인 거장 스즈키 세이준을 조명한다.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스즈키 세이준의 작품 중 탐미주의적 미학이 정점에 달했다고 알려진 '다이쇼 로망 3부작'을 상영한다.

스즈키 세이준의 '지고이네르바이젠'.

'어느 영화든 반드시 한두 장면은 깜짝 놀랄 명장면을 선사한다'라는 연출 철학 아래 영화를 제작해 온 파괴의 미학가 스즈키 세이준은 지난 1948년에 쇼치쿠에 입사해 조감독 생활을 했고, 1956년에 닛카츠로 옮겨 10여년간 40여편에 달하는 B급 영화를 만들었다.

스즈키 세이준은 다량의 B급 영화를 제작하면서도 자신만의 파격적인 스타일을 선보이며, 닛카츠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또 1956년 '항구의 건배, 승리를 나의 손에'로 데뷔 후 60년대 혁신적인 야쿠자 영화 영화들을 선보이며 갱 영화, 뮤지컬, 코미디, 시대극을 가로질러 장르의 관습성을 파괴했다.

스즈키 세이준의 '아지랑이좌'.

그만의 파격적인 스타일의 혁신은 왕가위, 짐 자무쉬, 쿠앤틴 타란티노, 박찬욱, 류승완, 김지운 등 많은 영화인들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즈키 세이준은 스튜디오가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아슬아슬하게 자신만의 미학을 시도했는데, '살인의 낙인' 이후 닛카츠는 이해할 수 없는 영화를 만들었다며 개봉을 중지시키고 스즈키 세이준을 해고했다.

스즈키 세이준의 '유메지'.

이에 불복한 영화인들은 '스즈키 세이준 문제 공동투쟁회의'를 결성하기도 했다. 1967년 이후 연출을 맡을 수 없었던 스즈키 세이준은 10년이 훌쩍 지난 1980년이 돼서야 '지고이네르바이젠'을 시작으로 '아지랑이좌', '유메지'까지 이어지는 '다이쇼 로망 3부작'을 완성한다.

1950년부터 1960년대까지 스즈키 세이준의 그의 영화의 모토였던 전복성 보다는 낭만주의와 퇴폐적인 분위기가 절제된 성숙한 영상미가 빛나는 '다이쇼 로망 3부작'은 스즈키 세이준의 미학의 정점으로 평가받으며, 그를 일본을 대표하는 비주얼 리스트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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