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아티스트 7인 참여 신년전시
일러스트·그래피티 등 다양한 장르
디제잉 음악 흐르고 톡톡 튀는 벽화
벌써부터 SNS 등 중심으로 '인기'
전시장에 들어서자 노란 빛을 배경으로 슈퍼맨처럼 떠오른 호랑이가 반긴다. 마치 '호랑이 기운'이 내게 전달되는 것 같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공간은 디제잉 음악으로 채워졌다. '전시'하면 보통 떠올리는 조용하고 정적인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임인년 신년기획전 'My Grrreat 2022'의 모습이다.
매년 새해면 그 해의 띠 동물로 신년전시를 열어왔던 광주신세계갤러리지만 올해는 가족단위부터 젊은층까지의 인기를 얻고 있다. SNS나 메신저 프로필에 배경으로 심심찮게 등장하는 등 반응이 좋다.
매해 선보여 온 평면 회화 중심의 신년 전시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젊은 감성' 한 스푼 더한 이번 전시에는 회화 작가부터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 그래피티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지역 젊은 작가 7인이 참여했다. 전시장을 채우는 디제잉 음악도 작가이자 디제이로 활동 중인 이조흠 작가의 작품이다. 이 작가는 이와 함께 기호화한 태양 영상과 호랑이를 배치해 각자의 꿈을 이루는 한해가 되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가장 큰 정면의 벽을 차지한 황중환 작가 작품은 관람객들의 포토존으로 인기다. 귀엽고 발랄하게 캐릭터화한 호랑이와 생동감 넘치는 포인트 색감들이 시선을 빼앗는다. 호랑이의 용맹함과 정의로움을 살려 탄생한 '슈퍼타이거'에 '호랑이 기운'을 담아 전하겠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단번에 와닿는 작품이다.
김지영 작가는 호랑이를 고전적으로 표현하면서도 특유의 재치를 가미한 대형 작품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정승원의 실크스크린 판화 작품은 올 한해 행복만을 가져다줄 것 같은 부적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동시에 한 편의 동화를 보는 듯하기도 하다. 현대의 자연 속에서 호랑이가 다양한 방법으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담은 윤연우의 작품과 자신만의 '산수도'로 위기 속 희망을 찾고자하는 최지선의 작품은 새로운 발상으로 친근하면서도 유쾌하게 관객에 다가간다.
백화점 출입구와 마주한 갤러리 쇼윈도는 눈길을 사로잡는 압도적 그래피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최혁 작가의 대형 그래피티인데 평소 명화를 재해석해 그래피티화 하는 작가가 '나폴레옹'을 재해석, 코로나19로 역경과 고난을 맞이한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한다. 작가는 평소 민화 속 등장하는 호랑이와 까치를 캐릭터화한 '작호'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기도 하다.
한우종 광주신세계갤러리 큐레이터는 "보통 신년전시와 가정의달 전시는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재밌는 구성을 준비하곤 하는데 이번 신년 전시는 다른 때와 다르게 다양한 장르 구성과 젊은 감성을 중심으로 포토존처럼 전시를 기획해봤다"며 "이번 기획을 위해 7명의 작가가 신작을 준비해준만큼 통일감 있는 분위기의 전시가 완성됐는데 많은 관람객이 찾아주시고 또 SNS 등에 사진을 많이 올리는 등 인기가 좋아 감사할 따름이다. 더 많은 분들이 즐겁고 유쾌한 에너지를 얻어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2월 20일까지.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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