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블루문과 슈퍼문이 만날 때

@주종대 밝은안과21병원 원장 입력 2023.09.21. 17:57


지난 2023년 8월 31일, 이날을 놓치면 14년을 기다려야 다시 볼 수 있다는 '슈퍼 블루문'이 떴다.

보름달이란 달이 태양과 지구의 서로 반대쪽에 위치할 때 지구에서 달의 모습이 밝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달이 지구와 가장 근접해져서 크고 밝게 보이는 보름달을 슈퍼문이라고 하며, 한 달 중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을 블루문이라 한다. 슈퍼문과 블루문이 동시에 뜨는 달을 '슈퍼 블루문'이라고 한다.

지구에서 달까지 평균 거리는 38만 3000km인데 이날 뜬 슈퍼 블루문은 지구와 35만 7341km 거리로 매우 가까웠다. 더욱 이번 슈퍼 블루문이 특별했던 이유는 올해 가장 크고 둥근 달로 이번 기회를 놓치면 2037년 1월 31일에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슈퍼 블루문 이야기를 듣고 미국의 작가이자 작곡가인 폴 보스(paul bowles)의 작품 중에서

'마지막 사랑(The Sheltering Sky)'에 나오는 작품의 대사가 강하게 와 닿았다. 그 대사는 나를 집 밖으로 이끌어 냈고 밝게 빛나는 달을 보게 만들었다.

영화 '마지막 사랑'에서 볼 보스는 나지막하게 이 대사를 내뱉는다. '자신이 언제 죽을지를 모르니 우리는 인생을,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 생각하고 만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은 무한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보름달이 뜨는 것을 보는 일은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있을까. 아마 스무 번이려나. …'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밤하늘에 나타나는 보름달을 우리는 살면서 몇 번이나 볼 수 있을까?

하물며 슈퍼 블루문을 2023년 8월 31일에 못 봤다면 우리는 14년 후에 볼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은 무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일이 올지 안 올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살다보니 우리 인생이 무한할 것만 같은 착각 속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특별했던 슈퍼 블루문에 크게 관심갖지 않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2023년 3월 28일에 한 신문의 사회 문화면 기사 한 줄이 떠오른다.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류이치 사카토모가 오랜 투병 생활 끝에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영화 '마지막 황제'에서 주제곡을 발표해 아시아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으면서 음악가로서 명성을 떨쳤다.

별세 이후 출간한 그의 자서전인 '나는 앞으로 몇 번, 보름달을 보게 될까'는 인후암 판정에 이어 직장암을 선고 받은 후 그의 처절하고도 고통스러운 투병기를 적어놓았다. 그는 병마에 굴복하기보다 음악을 통해 자신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이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전해줄 메시아적인 음악을 좀 더 남기고자 애쓰면서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했다.

2011년 안나푸르나의 남벽 등정 도중 실종된 박영석 대장은 내가 좋아하는 산악가이다.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주는데 내게는 상징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산을 사랑하며, 끊임없이 도전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모든 것을 내던졌다. 그처럼 오로지 꿈과 열정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나에게 되물었다.

삶이 길고 짧음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는 두 명의 삶을 통해서 새로운 인생의 방향성을 찾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이다. 세월을 모두 흘려보내지 말고 지금 이 순간,현재를 집중하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오늘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어쩌면 오늘이 바로 나의 마지막 순간이 될 지도 모른다.

2023년 8월 31일 슈퍼 블루문을 보며 나는 두 손 모아 기도했다. 나는 누구보다도 내 남은 삶을 후회없이 살 수 있도록 말이다. 주종대 밝은안과21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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