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코로나19 엔데믹으로 가는 길목에서

@양동호 광주시의사회 대의원회의장(연합외과 원장) 입력 2023.01.26. 11:32

설 연휴가 끝난 뒤 첫 월요일인 30일부터 의료기관·약국, 감염 취약시설, 대중교통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조정된다. 주간 신규 확진자 수가 2주 연속 감소한데다 위중증·사망자까지 감소한 점 등을 감안한 조치다. 앞으로 실내 마스크 권고의 해제, 확진자 7일간의 격리 의무만 남게 된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현재 심각 단계에서 경계 또는 주의로 낮아지거나 법정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될 경우 남은 조치의 해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2일 0시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만6천624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내발생 1만6천554명, 해외유입 70명이다. 특히 일요일(토요일 발생) 기준 지난해 7월 3일(1만36명) 이후 6개월 19일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전날 2만7천654명보다 1만1천30명(39.9%) 줄었고 1주일 전 3만2천560명보다도 1만5천936명(48.9%) 감소하며 일요일 기준 5주 연속 감소했다. 이와 같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은 감염 재생산지수가 2주 연속 1 이하로 떨어진 영향(1월 1주 0.95, 2주 0.85) 등으로 분석된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감염자 한 명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감염 시키느냐를 보여주는 수치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1 미만이면 유행 감소를 의미한다.

한편, 누적 확진자 수는 지난 23일 0시 기준으로 3천만8천756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감염자는 검사를 통해 확진되지 않은 숨은 감염자까지 합하면 3천600만 명(인구의 70%)에 달한다. 그리고 국민 100명중 99명 (98.6%)이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초기에 1%를 넘던 치명률도 최근 0.07%까지 떨어졌다. 국민 대부분이 항체를 가지고 있고 치명률도 낮아지며,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 발생 수도 현저하게 감소함으로써 이제 코로나19 엔데믹이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7일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유지여부를 결정한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보건 경계선언으로 코로나19가 PHEIC로 지정된 것은 지난 2020년 1월 말부터인데 정부는 WHO의 비상사태가 해제되면 코로나19의 법정 감염병 등급을 홍역, 결핵 등과같은 '2급'에서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4급'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코로나19를 독감처럼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확진자에게 부여되는 7일간의 자가 격리도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엔데믹(풍토병화)이란 감염병이 특정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 또는 병을 뜻하는 것으로 독감처럼 주기적으로 유행하지만 일상적인 보건의료체계 안에서 관리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독감은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치명적인 호흡기 질환이지만 매년 백신 접종을 통해 치명률을 낮추고 있다. 전 세계적인 확진자 감소와 국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백신접종 등으로 엔데믹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의학계에서는 아직까지는 엔데믹이라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오미크론 하위변이나 세부변이가 파생되면 언제든지 재 유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우세종이던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의 비율이 38%까지 내려갔고, 일명 '켄타우로스'에서 파생한 BN.1이 33%로 확산 중이다. 국내 하루 확진자가 다소 감소한 것은 학교가 방학해 전파가 줄었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외국 여행, 설 연휴의 여파 등 불안전 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 여기에 중국과 미국의 우세종이 유입되면서 한국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교차로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 퍼지고 있는 XBB.1.5 변이는 면역을 회피하고 인체 세포와 결합력이 강해진 것으로 알려져 돌파감염이나 재 감염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중국에서 퍼진 BF.7 변이까지 국내로 들어오면서 재 유행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가 엔데믹이 되기 위해서는 치명률을 낮춰줄 효과적인 백신이 필수인데 아직 이런 백신은 개발되지 않아 엔데믹을 앞당기기에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다. 백신은 장기간 임상을 통해 개발해야 하는데 지금 사용되는 백신들은 급하게 만들다 보니 독감백신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진보된 기술로 독감 백신보다 개발시간은 단축시키겠지만 코로나19는 변이가 많기 때문에 바로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아직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간다고 단정 짓기는 힘들고 언제든 재 유행할 수 있으므로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마스크 쓰기 등을 생활화하며 국민 모두가 추가 백신접종을 하여 코로나19가 빨리 종료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할 때이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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