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언제 나오나?

@서해현 광주 서광병원장 입력 2020.11.05. 10:55

코로나19,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을 지나 세계로 확산하는 기세가 강풍을 만난 산불 같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5천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예측과 계획이 수포가 되었다. 명쾌한 전망과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시야는 짙은 안개에 가려졌다. 우리가 가는 길은 지도에 없다. 네비게이터는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았다. 미지의 땅을 향하는 희미한 길이 있을 뿐이다.

"코로나19 두 번째 유행이 아닌, 본격적인 대유행의 서막이 열렸다." 11월 3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세계 확진자 발생 증가 상황을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이제 세계는 어쩔 수 없는 인코로나(In-Corona19) 불길에 휩싸였다. 포스트코로나(Post-Corona19)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위드코로나(With-Corona19)가 최선. 우리도 불꽃에 휩쓸려 지금까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약 개발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10월 29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상3상 단계에 들어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10종을 발표했다. 중국 미국 독일 영국 러시아 벨기에 등의 기업이 포함되었다. 몇몇 제약회사는 3상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3상 결과 문제 없으면 치료약으로 공인되고 제품이 출시된다.

3상 이전에 잠정 승인 후 사용하는 제품도 있다. 중국은 6월 캔시노와 인민해방군 군사의학연구원이 공동 개발한 백신을 1년간 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캐나다와 호주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잠정 승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존슨(J&J)은 부작용으로 임상시험을 일시 중단했으나, 문제가 없어서 올해 말 3상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러시아 백신은 3상을 거치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효과와 안전을 믿을 수 없다.

현재 효과가 검증된 치료제는 렘데시비르가 유일하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10월 22일 항바이러스 약물인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입원환자 치료제로 정식 승인했다. 그렇지만 효능과 부작용 등 논란이 여전하다. WHO는 렘데시비르를 포함한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 등 모든 약이 효과 없었다고 발표했다.

스테로이드계 소염제인 덱사메타손은 중증환자에서 효과가 있다. 옥스포드대 연구에 따르면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중증 환자에서는 35%,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도 환자에서 20% 사망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영국과 일본에서 공식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그러면 대한민국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어디에 있을까? 치료제는 2020년이 지나기 전 성공을 기대하고 있지만, 백신은 아직 초보단계다. 빨라야 내년 말이다.

국내에서 임상시험 중인 치료제는 24건이다. 이 중 두 종류는 올해 승인이 유망하다.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CT-P59가 임상3상, 녹십자의 혈장분획치료제가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CT-P59는 중화항체치료제로, 항체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결합하여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원리이다. 녹십자는 고면역글로불린 혈장분획치료제에 대한 임상2상을 허가받은 후 9월 초 첫 환자에게 투여를 했다. 현재까지 양호한 결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 임상시험 중인 치료제는 부광약품의 B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인 클레부딘, 신풍제약의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정, 종근당의 췌장염치료제 나파모스타트, 그리고 크리스탈지노믹스와 대웅제약 등이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한편 코로나19 치료제와 달리 백신 개발은 한참 뒤쳐진 실정이다. 백신은 세 업체가 개발 중이다. 제넥신의 DNA 백신이 가장 빠른데 아직 1/2a 단계에 머물러 있다. 잘해야 내년 하반기에 상용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멈추지 않는 코로나19에 많은 시민들의 우울, 불안이 깊어지고 있다. 병원 근무자는 코로나블루 고통이 상대적으로 더 심하다. 최근 대한의학회지에 발표된 영남대병원 조사에 따르면 우울과 불안지수 '위험'이 각각 33.3%, 12.5%였다. 특히 간호사의 우울과 불안이 가장 높았다.

끝을 알 수 없는 터널의 깊이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끝까지 가보는 것이다. 우리는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안개 자욱한 산길을 간다. 장애물과 들짐승이 나타나고 돌밭과 늪지대를 통과한다. 때로는 낭떠러지를 만나고 광활한 초원도 지난다. 평소 단련한 근육과 두뇌를 사용한다. 그리하여 절망하지 않으면 때가 이르러 답을 얻으리라. 코로나19 걱정 없는 시대가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서해현 서광병원 원장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