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편의 수필에 담은 삶의 지혜와 단상

입력 2024.04.02. 16:05 최민석 기자
손형섭 작가, 수필집 '아무려면 어떠랴' 출간
문예지·신문·잡지 발표 작품 수록
지나온 시간·경제·성서칼럼 선별
담담하고 차분한 어조 지혜 담아

글은 현재 시점에서 자신이 걸어온 삶과 길을 반추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다.

대학에서 정년퇴임 후 시와 소설을 쓰며 작가로 활동 중인 손형섭씨의 글을 읽노라면 그가 지나온 인생의 순간들이 담겨 있음을 느끼게 된다.

정언(柾彦) 손형섭 시인이 제3수필집 '아무려면 어떠랴'(서석 刊)를 출간했다.

이번 수필집은 그동안 문예지와 일간지, 대학신문, 잡지 등에 발표했던 작품 중 40편을 한데 모았다. 그러다 보니 회고적이고 감상적인 글들이 대부분이다.

제1부 '고향길을 거닐며'에 수록된 작품은 문예지에 쓴 16편의 작품과 잡지에 발표한 34편의 글 중 10편을 골랐다. 저자의 지나온 삶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제2부 '경제만 있고 도덕은 없고'에는 일간지에 기고했던 21편의 칼럼 중 10편을 수록했다. 대부분이 경제문제를 다루는 내용이다.

제3부 '대학의 변화와 개혁'에는 대학신문에 게재된 23편의 칼럼 중 제자들에게 주고 싶었던 글 5편과 그간에 발표한 격려사 42편 가운데 남기고 싶은 글 5편이 담겨 있다.

제4부 '산상수훈과 경제윤리'에는 저자가 다니고 있는 광주벧엘교회에서 펴내는 '벧엘미션'에 기고했던 22편의 칼럼 중 성서경제 칼럼 10편을 선별해 실었다

각각의 글들은 경제학자이자 대학교수로서의 삶, 칼럼니스트이자 신앙인으로서 자신이 겪은 시간과 경험들이 응축돼 있다.

"아무려면 어떠랴. 가볍게 떠나고 싶다. 사람의 아름다움은 떠나는 뒷모습에 있지 않을까. 만날 때가 있으면 떠날 때가 있고, 박수받으며 오를 때가 있으면 무관심과 소외의 대상이 되어 내려올 때도 있을 것이다. 때가 돼 낡아지면 제자리를 물려주고 퇴진하는 것이 반드시 서글픈 일은 아니다. 늙은 것이 추한 것은 더욱 아니다. 추하게 느끼는 감정이 있다면 그 감정이 추한 것이다. 경륜은 오히려 고귀하고 값진 것이다. 새롭게 피어나는 꽃도 아름답지만, 서서히 지는 것도 아름다운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그간 살아온 삶이 아름답다면 내일의 삶도 아름다울 것이다. 그래서 정년 후의 삶도 또한 아름다우리라."(수필 '아무려면 어떠랴' 중 일부)

직장 생활 41년을 마무리한 소회를 담담한 어조로 전해주고 있다.

이처럼 손 시인 각각의 글에는 그가 평생 이뤄온 삶의 결실과 느낌, 단상들이 잘 배어 있다.

손형섭 시인은 "이번 수필집은 그동안의 생(生)과 시간들을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쓴 글들을 한데 모아 세상에 내보내는 것"이라며 "부족하고 서툰 글들이지만 후학들에게 삶의 작은 지혜와 교훈을 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읽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화순에서 태어나 광주상고와 전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나와 전남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목포대학교에서 대학원장·사회대학장·경영행정대학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정년퇴임 후 고(故) 문병란 시인의 서은문학연구소에서 시 창작을 수강하며 늦깎이로 창작의 길에 들어섰다.

2017년 '문학예술' 봄호에 시 부문 신인상을, 가을호에 수필 부문 신인상을 각각 받으며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시집 '별빛', '파도', '만추', '겨울 나그네' 등 4권과 수필집 '삶의 흔적', '추억' 등 2권을 발간했다. 지난해 '월간문학' 가을호에 시조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한국문학예술가협회 광주전남지회장과 광주시문인협회 이사를 지냈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및 국제펜 한국본부 이사, 광주시시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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