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에서 "영원한 제국은 없다"는 교훈은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의 모든 패권 국가는 그 위세가 절정에 올랐다가도 어느 순간 급격하게 사그라지거나 끝내는 패망한다. 그러나 그들이 남긴 유산은 여러 형태로 전수되어 오늘날 우리에게도 그 위용을 자랑한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진나라의 진시황릉,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등 고대 제국의 대표적인 유적들은 현대인들에게도 '불가사의'로 꼽힐 만큼 압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그런데 이러한 고대의 유산들은 무소불위한 권력자가 자신의 위엄을 대대로 뽐내기 위해 지은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실용성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이해가 되지 않는 면이 있다. 그러나 로마제국은 달랐다. 앞서 예를 든 유적들처럼 로마 역시 퐁뒤가르나 콜로세움, 카라칼라 욕장(목욕탕) 등 빼어난 기술력을 갖춘 압도적인 건축물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한줌의 권력자를 위한 것이 아닌, 철저하게 자국 시민의 편리와 혜택을 위한 문화유산이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영원한 제국은 없다"는 역사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역사가들이 로마를 '불멸의 제국'이라 부르는 것은, '누구나 문명의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그들의 실용적인 정신과 문화가 오늘날 우리의 생각과 삶을 형성했고 지금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로마의 영웅 로물루스는 간통으로 태어났고, 창녀에게 길러졌으며, 친형제를 죽이고, 집단 성폭행을 주도했다. 한편으로 그는 싸움꾼만이 아니었고, 어중이떠중이를 용사와 시민으로 거듭나게 하는 탁월한 지도자였다. 사람들이 자신의 카리스마에만 의존하지 않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동의 이익에 눈을 돌리도록 하는 제도를 창설했다.
그가 보여준 개방성, 정교하고 실용적인 법의 정신, 그리고 무력이 결국 답이라는 태도는 고대 로마 내내 이어져오다 로마가 지중해를 호수로 삼으며 서양 문명의 호수가 되도록 했다.
어쩌면 건국 군주를 신성시하면서도 인간적 오점을 기록에서 삭제하지 않고, 용서하지도 않는 로마인들의 자세가 로물루스가 세운 나라를 그토록 오래 유지하며 융성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책 '10×10 로마사'는 '모든 문명의 호수'로 통하는 로마사를 영웅, 여성, 건축 등 10가지 주제로 나누고, 각 주제 안에서 다시 10가지 핵심 장면을 추려 소개한다.
인류 문명의 핵심을 이루는 10가지 주제를 선정하고, 각 주제 안에 10가지 꼭지들을 배치하여 총 100장면으로 로마사를 구성한 것이다.
각 꼭지 분량은 5~6페이지 정도로 구성되어 꼭지마다 도판 자료들이 한두 가지씩 배치됐다. 각 꼭지 내용에서 다른 꼭지와 연결되는 개념이나 인물이 있다면 그 옆에 해당 꼭지의 번호를 매겨서 해당 챕터를 펼칠 수 있게 안내한다.
책 앞에는 로마사의 결정적 순간을 보여주는 컬러 도판을 모아 넣고, 100가지 장면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한 연대표와 지도가 실렸다.
이 책에는 위대한 황제부터 비천한 노예까지, 찬란한 영광부터 비참한 나락의 순간까지 문명의 흥망성쇠를 압축해 담아낸다.
로마라는 나라의 기틀을 마련하고 정치의 전면에 나섰던 영웅과 황제, 여성들의 전모를 살핀다. 이 모든 인물들의 업적뿐만 아니라 됨됨이, 그들이 남긴 다양한 이야기와 구설수까지 살피며 로마를 만든 것은 신화가 아닌 인간임을 보여준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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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 불어닥친 '경제전쟁'의 모습 뉴시스 경제의 이면에는 내셔널리즘이 존재한다.이는 곧 자국중심주의로 철저히 국익을 추구하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행태로 귀결된다.조영정씨가 쓴 '경제 내셔널리즘: 경제 국인주의'는 경제 내셔널리즘을 연구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오늘날 현실에서 경제 내셔널리즘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관찰하고, 그 본질과 발생원인을 구명하고, 이로 인한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본서는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이 책은 내셔널리즘과 경제 내셔널리즘의 개념, 현실세계에서 경제 내셔널리즘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또 경제 내셔널리즘의 역사와 존재의 이유, 다섯째, 경제 내셔널리즘이 국가에 기여하는 측면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제 내셔널리즘을 사례를 들어 기술하고 있어서 시종일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경제 내셔널리즘이 강하게 일고 있는 오늘의 세계에서 경제 분야의 전문가나 지식인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을 담은 교양서이다.내셔널리즘은 민족주의가 아니며, 민족주의라고 하자고 해도 될 수가 없다. 민족주의라고 해서는 말이 엉켜버리기 때문이다. 민족, 민족주의 용어로서는 네이션, 내셔널리즘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뜻이 다르게 전달되기도 하여 학문적인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룩셈부르크 민족(Luxembourgers)은 네이션이 되었는데, 왜 버건디 민족(Burgundians)은 네이션이 되지 못했는가?"와 같은 것을 논의하는 것이 네이션, 내셔널리즘 연구이다. 그런데 여기서 네이션을 민족이라고 번역해서는, "룩셈부르크 민족(Luxembourgers)은 민족이 되었는데, 왜 버건디 민족(Burgundians)은 민족이 되지 못했는가?"와 같이 표현하게 되는데, 이렇게 해서야 어떻게 논의가 가능하겠는가?경제 내셔널리즘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로 되어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보면 두 회사가 큰 몫을 점하고 있는 가운데 어느 때는 삼성이 앞서기도 하고 어느 때는 애플이 앞서기도 한다. 이렇게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양사가 거의 비슷하지만 두 기업 본국에서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삼성의 본국인 한국에서는 삼성의 점유율이 애플 점유율에 비하여 두 배가 넘고, 애플의 본국인 미국에서는 애플의 점유율이 삼성 점유율의 두 배가 넘는다. 경제 국인주의는 현실성 없는 대중인기영합주의적으로 될 위험이 있다. 세계는 이미 크게 상호의존되어 있어서 대외거래를 줄이려고 하더라도 이것이 쉽지 않게 되어 있다. 국제 상호의존이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되어 온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되돌리는 것이 단번에 될 수 없는 일이다.지금 세계에 경제 내셔널리즘이 강하게 휘몰아치고 있다. 세계화와 개방경제체제 속에서 모든 국가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생존을 건 투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 내 기업과 국민들도 변동성과 불확실성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얼음 걷듯이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오늘의 세계경제를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한다.이 경제전쟁의 바탕이자 원동력이 경제 내셔널리즘이다.조영정씨는 사회사상을 연구하는 사회과학자로 고려대 대학원 무역학과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U.C.버클리 객원교수를 거쳐 현재 사회사상연구원장으로 할동 중이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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