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 탄생 과정과 자료 수록
28분짜리 음악극 뮤지컬로 무대 올려
정유하 박사 7곡 노래도 함께 담아내
5·18을 소재로 한 또 하나의 성과물이 책으로 출간됐다.
전용호 작가가 1982년 광주 망월동 5·18묘역에서 거행된 박기순·윤상원 열사의 영혼결혼식을 소재로 만든 뮤지컬 '빛의 결혼식-임을 위한 행진곡' 희곡·악보집(문학들 刊)을 출간했다.
지금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은 1982년 4월 당시 황석영 작가의 집 2층 거실에서 만들어진 카세트 테이프용 노래극 '노래굿 빛의 결혼식'의 마지막 삽입곡이었다. 당시 '노래굿 빛의 결혼식'은 황석영 작가가 백기완·김준태·문병란 시인의 시를 바탕으로 가사를 짓고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 김종률씨가 작곡을 하고 전용호가 노래와 반주할 사람을 모아 만든 총 7곡의 노래와 2편의 사설이 담겨 있는 28분짜리 음악극이었다.
그 음악극은 당시 극단 광대 등 문화패 활동을 하던 오정묵(당시 광주MBC PD), 김은경(당시 기독청년, 현재 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임희숙(당시 음악교사) 등이 노래하고 윤만식(전 광주민예총 회장), 김선출(극단 광대, 현재 전남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이 사설과 반주로 참여했다. 이후 '노래굿 빛의 결혼식' 테이프는 2천 개가 제작돼전국의 대학가와 사회단체에 배포됐다. 7곡의 노래 중 '임을 위한 행진곡'이 현재까지 남아 많은 사람들이 즐겨 부르고 있다.
전영호 작가는 지난 2017년 '노래굿 빛의 결혼식'을 바탕으로 대본을 수정해 늘리고 5편의 노래를 추가, 푸른솔합창단 정기공연으로 뮤지컬 '빛의 결혼식 - 임을 위한 행진곡' 공연(55분)을 무대에 올렸다.
공연시간 28분의 '노래굿 빛의 결혼식'을 공연시간 55분의 뮤지컬 '빛의 결혼식-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재탄생했다. 2017년 나온 뮤지컬 '빛의 결혼식-임을 위한 행진곡'은 당시 전남대 5·18연구소 전임 연구원이었던 작곡 전공 정유하 박사가 노래를 새로 작곡·편곡하고 푸른솔합창단이 노래를 불렀다.
이후 2018~2019년까지 대본과 노래를 수정하고 늘리면서 공연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민기의 '공장의 불빛', 정세현(범능 스님)의 '광주출전가'가 함께 애창됐다.
이번에 출간된 뮤지컬 '빛의 결혼식-임을 위한 행진곡'대본·희곡집은 2017년 뮤지컬 '빛의 결혼식-임을 위한 행진곡'을 바탕으로 정유하 박사(함평 나산실용예술중 교장)가 3곡을 추가로 작곡해 공연시간 80분 분량으로 구성됐다. 악곡집은 1부 희곡, 2부 악보, 3부 부록 (1) 원작 해설 '님을 위한 행진곡'과 노래극 '넋풀이' (2) 박기순과 윤상원은 누구인가? (3) 대본 노래극 '넋풀이'로 짜여졌다.
희곡집에는김종률 5곡, 김민기 2곡, 정세현(범능 스님) 1곡, 신영일 1곡, 미상 1곡으로 총 16곡의 노래에 정유하 박사가 새로 작곡한 7곡의 노래가 각각 실려 있다. 모든 노래는 정유하 박사가 합창곡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편곡했다.
전용호 작가는 지난 78년 전남대 재학 시절 박기순 윤상원과 함께 들불야학 강학으로 활동했다. 1980년 5월항쟁 당시 투쟁위원회 홍보팀으로 들불야학 학생들과 투사회보를 제작·배포하다 투옥됐다. 98년 광주매일 신춘문예에 소설로 등단한 이후 5월항쟁 관련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뮤지컬 화려한 휴가'(메이엔터테인먼트 사)를 제작, 서울, 광주, 일본 도쿄에서 공연했다. 저서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황석영 이재의 전용호 공저, 창작과 비평사 간, 2017)외 여러 권이 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갈수록 걱정되는 5·18 조사위 종합보고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등이 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5·18조사위 보고서 평가 간담회를 열고 5·18조사위가 내놓은 직권조사 과제별 조사결과 보고서를 평가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작성 중인 종합보고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잘못 알려진 5·18 역사를 바로잡아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는 수단이 돼야 할 보고서에 5·18의 역사적 배경이나 성격 등이 일절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27일 5·18조사위에 따르면 5·18조사위는 오는 6월26일까지 대정부 권고안이 담긴 종합보고서를 발간해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한다.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34조에 '활동이 종료될 경우 6개월 이내에 위원회의 활동 전체를 내용으로 하는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5·18조사위는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를 마친 뒤 종합보고서와 함께 진상규명 의결서, 백서를 공개할 예정이다.또 지난 4년간의 공식 조사 활동 기간 확보한 진술과 수집한 사진·영상 등 모든 자료는 국회 동의를 얻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할 계획이다.그러나 작성 완료 기간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종합보고서의 구성이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전체 1천400쪽 분량의 종합보고서는 제1장 총론(200쪽), 제2장 계엄군의 진압작전(200쪽), 제3장 민간인 희생(350쪽), 제4장 인권탄압사건(300쪽), 제5장 북한개입설(100쪽), 제6장 진상규명 불능 과제(250쪽) 순으로 구성됐다.하지만 보고서 어디에도 5·18이 일어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성격, 진상규명을 시작하게 된 이유, 진상규명이 갖는 의의에 대한 서술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반면 국내 대표적인 민주화운동 중 하나인 부마민주항쟁의 진상조사보고서에는 '유신체제에 대항해 발생한 민주화운동',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저항의식 확산' 등 항쟁의 역사적 배경과 '유신체제의 종말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민주화운동'이라는 의의가 자세히 담겨있다.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도 8·15 광복 전후 제주도의 상황이나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 4·3사건의 도화선이 된 3·1사건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이와 관련 정다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제1장 총론에 위원회의 설립과정, 조직·예산·연도별 조사 활동, 대정부 권고안이 담기는 데 사실 설립과정이나 조사 활동은 백서에나 들어갈 내용이다"며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5·18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성격, 5·18이 갖는 의의를 종합보고서에 싣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이어 "5·18조사위의 종합보고서가 새로운 왜곡·폄훼의 근거가 될 것 같아 심각하게 걱정된다"며 "지금이라도 종합보고서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초안을 신속하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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