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엄마로서 마음이 한 없이 동동거리고 분주하여 괴로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도 육아도 마음처럼 되지 않아 남몰래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어 막막했는데 그때 제 손을 잡아준 게 동화였습니다. 동화를 생각하면 불안했던 마음이 푸근해지고 엄마의 품에 안긴 냥 안심이 되었습니다. 동화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 줄기 따사로운 빛이 좋아 무작정 따라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와 어린 딸을 재우고 주로 새벽에 글을 썼습니다. 비록 잠은 모자라고 몸은 힘들었지만 동화 속 세상은 제가 경험한 그 어떤 것보다 즐거웠습니다. 제 마음 속 어린아이가 튀어 나와 재잘재잘 거리는 통에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동화로 인해 제 마음에 봄이 왔습니다.
막연히 동화를 쓰고 싶다는 생각만 앞섰던 저에게 마음속 큰 별을 심어주신 김경옥 선생님께 누구보다 감사드립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동화는 한 땀 한 땀 수를 놓는 것과 같으니 서두르지 말라는 선생님의 말 한 마디가 저를 붙잡아주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공부했던 글밥아카데미 이야기별 글벗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은 날로 각박해지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점점 갈 곳을 잃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힘든 세상, 아이들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동화를 쓰고 싶습니다. 제 글로 인해 아이들이 때론 웃고 때론 희망을 꿈꾸면 좋겠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저의 가능성을 믿어주신 무등일보 관계자님, 심사위원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치열하게 노력하여 그 믿음에 보답하는 좋은 동화작가가 되겠습니다.
끝으로 사랑하는 남편 승섭 씨, 엄마 이야기를 누구보다 좋아해주는 딸 지민이,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주신 부모님, 글 쓰는 며느리를 응원해주시는 시부모님, 나의 소중한 언니와 동생. 어린 시절을 좋은 추억으로 가득 차게 만들어주셨던 할머니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김태희
서울출생/한양대 철학과 졸업/2006 MBC예능공채작가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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