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는 사명이자 기쁨입니다. 사랑은 받는 이보다 주는 사람이 행복감을 느끼듯 가진 재능을 사회에 돌려주는 것도 작가의 사명이자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12년부터 시민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동문학가 서향숙씨는 기부의 의미와 가치를 이같이 밝혔다.
서씨는 지난 2012년 교직과 작품활동을 병행하며 명지대 대학원 문창과 박사과정을 밟은 것을 계기로 9년째 재능기부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의 재능기부 활동은 광주시청을 시작으로 남구청, 자신이 다니는 성당 교리실, 노대동 휴먼시아 7단지 도서관 등에서 시민과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열리고 있다.
강의는 동시와 동화창작, 그림책 만들기 등을 매개로 참가자들의 정서와 동심을 일깨우는 장으로 펼쳐진다.
서씨는 "등단 이후 교직과 작품활동, 대학원 공부 등 빡빡한 일상을 보내며 지치기도 했지만 하느님이 주신 재능을 살아있는 동안 사람들에게 나눌고 베푸는 것도 삶의 축복"이라며 "동화를 매개로 한 글쓰기 강의와 기부는 물질적 봉사보다 큰 보람을 주는 정신적 봉사"라고 규정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지칠 때마다 기도하며 세례명인 로사리아라는 이름에 걸맞게 장미를 받은 자의 기쁨으로 이웃들에게 선행을 베풀고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고 있다"며 "살아가는 동안 건강이 허락하는대로 계속 재능기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씨의 강의를 들은 이들 중에는 각종 문예지 등을 통해 등단해 작가로 활동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당분간 대면강의는 중단됐지만 자신이 사는 남구 노대동 작은도서관에서 사람들과 교유하며 다시 강의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대학원 논문작업과 교통사고 등으로 잦은 팔과 다리부상 등으로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강의는 거른 적이 없었다"며 "할 때는 고되고 힘들었지만 하고 나면 기쁘고 뿌듯해 절로 웃음이 났다"고 털어놨다.
서향숙 작가는 재능기부 활동 외에도 작품활동에 매진, 올해 상반기에 학술전문서적과 장편동화집을 잇따라 출간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동요가사 창작 유튜브를 운영,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명지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9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 동시집 '연못에 놀러 온 빗방울' '찰칵, 내 맘 다 찍혔겠다' '자음 모음 놀이', 동화집 '날개 달린 사자', 시집 '그대, 새 움트듯 깨어나봐요', 동요집 '시골 빈 집에' 등이 있다.
아동문학평론 신인상, 방정환문학상, 새벗문학상, 공무원문예대전 국무총리상, 광주문학상, 광주·전남아동문학인상, 2018년 KBS창작동요대회 가사우수상을 받았고 광주·전남아동문학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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