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독서모임·북콘서트 호응
5·18 40주년 관련 서가 마련
광주 광산구 수완동은 젊은층 인구 급증과 상권 활성화 등으로 새로운 문화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이중 광주 광산구 수완로에 자리한 동네책방이자 복합문화공간 '숨'은 독서를 매개로 한 문화운동의 산실이자 마을공동체 건설을 모토로 새로운 지역문화를 꿈꾸는 공간이다.
'숨'은 안 석(숨쉼교회 목사)·이진숙 부부의 힘과 의지로 지난 2015년 12월 문을 열었다.
개소 6년째 들어선 '숨'은 안 목사가 최근 공직에 입문하면서 이진숙씨가 대표를 맡아 책방을 꾸려가고 있다.
'숨'은 특히 전국 90여개 소규모 서점으로 구성된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책방넷'이 올해 동네 책방을 통한 책 읽기 문화 확산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Buy Book+Buy Local' 캠페인에 동참, 독서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책방넷은 동네 책방의 위기라는 상황에 공감하여 자발적으로 2018년 결성 된 모임(비영리법인)이다.
책방넷에서는 독자들의 지역 동네 책방 방문을 확대하기 위해 텀블 벅 후원 행사(1월 20일 ~ 3월 6일)를 열었다. 독자는 책방넷에서 현재 진행 중인'13명 작가의 아름다운 문장을 만나는 '월간 동네 책방'에 참여 시 책방넷 소속의 동네 책방을 방문, 직접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안 목사 부부는 지난 2010년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광주에 내려와 이듬해 북카페 '숨'을 먼저 열었다.
이들은 4년 여 동안 카페만을 해오다 2012년 수완마을 일대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을 주도적으로 시작,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북스테이'프로그램을 열게 된다.
입소문이 나면서 어린이와 부모들이 카페를 찾더니 자연스레 동네책방으로 탈바꿈했다.
'주제별 서가'로 광주전라문화, 세월호기억, 어른을 위한 그림책 등을 따로 배치했으며 '공유 선물코너'로 일상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는 좋은글편지, 동네작가의 아트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서점 내 '책 미리내 코너'는 책방을 찾은 손님이 선물하고 싶은 책을 미리 구입해 책방에 맡겨두면 예쁜 손글씨와 함께 전달해 주는 서비스로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소한 책방'은 오래되고(古), 소중한 책방이라는 뜻으로 중고도서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숨'은 '다석의 서재'라 명명된 마을도서관을 운영, 동네이야기와 사람들이 모여드는 사랑방으로 친근하고 편안한 소통의 공간으로 주민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숨'에서는 이와함께 '책 읽는 숨소리' '교육잡지 민들레 읽기모임' 등 다양한 독서모임 활동과 지역 작가의 전시와 공연, 북콘서트를 열어 말 그대로 대안적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프로그램은 '북스테이'다.
북스테이는 말 그대로 책으로 둘러싸인 멋진 공간에서 하룻밤을 자고 책을 읽으며 휴식과 충전을 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4월에는 제주 제 2공항 문제로 사라져가는 비자림로, 성산, 중산간마을 등을 다룬'마지막 제주'사진전도 연다.
이어 5·18 40주년을 맞아 5월에는 관련 책들이 구비된 서가를 특별히 마련할 예정이며, 현재는 5·18과 관련된 그림책과 보드게임 등 '5·18 꾸러미'도 제작할 계획이다.
2개월 1회 가량 진행되는 작가와의 대화에는 오는 5월 27일 '치유사진가'로 널리 알려진 임종진 전 한겨레신문 기자가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진숙 대표는 "책방을 매개로 작가와 시민, 독자들이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광주시립도서관과 함께 시작한 '희망도서 바로대출 서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문화를 향유하는 폭을 확대해 갈것"이라고 밝혔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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