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보는 남자(김경욱 지음)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3번째 소설선이다. 남편의 사후, 갑작스레 다가온 새로운 인연 앞에서 사랑에 대한 새로운 욕망을 느끼는 한 여인을 통해 '사랑 이후'의 시간과 사랑의 불가능성에 대한 답을 찾는다. 슬픔도 환멸도 아닌 언제나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어긋나는 사랑의 속성에 대해 인정하며, 욕망이 방향을 틀어 사랑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욕망이 충족됐기에 사랑이 끝난다고 정의내린다. 현대문학. 164쪽. 1만1천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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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바라는 대로 이루고 있다(김원수 지음)
◆선지식의 중요성과 자신의 변화에 대해 진솔하고 가감없이 서술한다. 또 육조 혜능대사의 오도의 인연과 선지식이 해석하는 '금강경'의 요지를 조목조목 설명한다. 이밖에 '일체의 현상이 상이 아님을 알게 되면 곧 여래를 보는 것'이라며 형상에 집착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또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지혜인데, 이 지혜의 중심에는 세상 모든 현상이 실제가 아님을 아는 것이라고 본다. 청우당. 247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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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을에 산다(유양우 외 지음)
◆마을공동체의 요람인 세대별 마을 공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오랫동안 공동체운동을 하면서 왕따와 학교 폭력 문제 전문가로 일해온 필자들은 공동체 문화 형성의 계기를 세대별 마을 공간에서 찾으며, 마을 세 곳의 세대별 공간 만들기 사례를 들려준다. 또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세대별 마을 공간 만들기'라는 정책제안서를 통해 주거 형태와 조건에 따라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한 공동주택, 주택가 골목 등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 도서출판 살림터. 312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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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따라쓰기(신창호 엮음)
◆목민관이 지켜야 할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다룬 100개의 문장을 뽑아 따라 쓰게 한 필사책이다. 지역 및 국가행정 리더인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이 마음에 새겨야 할 내용을 담았다. 지도자가 부임부터 퇴임까지 지켜야 할 덕목과 청렴과 봉사의 개념도 강조한다. 읽기를 넘어 직접 쓰면서 마음에 새기고 목민을 구현하기 위한 수양록이다. 작은숲출판사. 223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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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유령들의 저녁식사(자크 뒤케누아 지음)
◆캄캄한 밤, 꼬마 유령 친구들이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하나둘 '앙리'의 성으로 모여든다. 평범할 줄로만 알았던 저녁 식탁에는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일들이 잔뜩 펼쳐진다. 앙리가 요리하는 음식들마다 모두 마법이 되는 유쾌한 에피소드는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신나는 상상의 날개를 활짝 펼치게 하고 읽는 내내 감탄과 웃음을 멈추지 않게 한다. 창비. 56쪽. 1만2천원.
- 시와 그림으로 피어난 꽃의 절규와 함성 시는 시인의 얼굴이자 내면이다.시인은 시를 통해 속내를 털어놓고 표정에 담지 못한 언어를 끄집어낸다.박노식 시인의 시도 이와 다르지 않다.박노식 시인이 최근 신작시집을 낸 데 이어 올봄을 넘기지 않고 시화집을 내놓았다.그의 첫 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달아실 刊)을 펴냈다.박노식 시인은 등단 후 9년 동안 5권의 시집을 냈고, 이번에 첫 시화집을 내는 것이니 부지런히 시를 쓴 셈이다. 그 원동력이 어디에 있냐고 묻자, "세상과 싸우기 위해, 밥벌이를 위해 삼십여 년을 접어두어야 했던 만큼 '시'를 미치도록 그리워했다"며 "남보다 늦은 나이에 꿈을 향해 걸음을 내디딘 만큼 더 치열하게 시 창작에 몰두하였다"라고 답했다.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에는 모두 37편의 시가 실렸는데, 각 편마다 꽃말을 제목으로 하고 부제로 꽃 이름을 달았다. 각 시편마다 서양화가 김상연의 그림이 곁들여져 있어, 꽃시(詩)와 꽃말과 꽃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시화집이라고 할 수 있다.가령 "자기애"라는 꽃말을 지닌 "수선화"를 시인은 이렇게 시로 적고 있다."마주 앉아서 그대의 말끝을 따라갈 때면 어느새 저녁이 오고 나의 눈빛은 강 하구에 이릅니다/가만히 보면 그대 얼굴이 우물 같아서 달이 뜨고 거기에 내 얼굴도 떠 있습니다/그대는 흰 꽃잎으로 나는 노란 꽃잎으로 다시 태어나서 우리는 지금 서로의 운명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자기애-수선화' 전문)"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라는 꽃말을 지닌 "미선나무꽃"은 또 이렇게 시로 풀어냈다."아득한 기억처럼 슬퍼지는 시간들이 있지요/ 폭발 직전의 꽃망울은 순수의 가지에 놓여서 눈을 감아요/ 지난 노래를 부르지 말아요/ 한 장 꽃잎이 강물에 떠내려간들 누가 울어주나요/ 눈물은 온몸에 있어요/ 온몸이 울어요/ 당신이 다시 돌아와 내 눈물의 노래가 되었어요('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미선나무꽃' 전문)독자들은 시화집을 통해 37개의 꽃과 꽃말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그런데 꽃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사람들이 자신의 삶과 이야기를 꽃에 투영한 결과이며 오랜 세월 인구에 회자되면서 꽃말로 굳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시인이 이번 시화집의 부제를 '꽃말을 시로 읊은 가슴 저민 자화상'으로 명명했다. 시인이 정작 쓰고 싶었던 것은 꽃이 아니라 꽃 너머, 꽃말이 아니라 꽃말 너머, 그러니까 우리 모두의 자화상인 셈이다.박노식 시인은 이번 시화집 출간에 맞춰 '꽃말시'를 화가 김상연이 그림으로 표현해 낸 특별한 시화전을 연다.시화전은 광주시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5월2~14일까지 박노식 시인의 첫 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 출판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마련됐다.전시회 첫날인 5월 2일 오후 6시 오프닝과 출판기념회를 함께할 예정이다.김상연 화가는 "기존의 시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그림, 화가의 눈으로 시를 재해석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며 "시화집에 인쇄된 그림과 원화가 주는 느낌은 또 다른 것이니 전시회에 오셔서 직접 감상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박노식 시인은 "'꽃말시'는 처음부터 시화집을 목적으로 구상했었다. 시집 한 권 분량의 60여 편을 염두에 두었으나 시화집으로 묶기에는 다소 벅찰 것이라며 그가 말렸다. 그래서 37편에 머물렀으나 꽃만 남고 훗날 그는 구름이 되어버렸다"며 "더는 가슴 저미는 일이 없길 바라므로 나는 죽은 사람처럼 이 시화집을 열어보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시인은 차마 더 이상 열어보지 못하겠다고 하니 시화집을 열어 꽃말시를 읽는 일은 우리들의 몫이다..박노식 시인은 광주에서 태어나 조선대 국문과를 나와 지난 2015년 '유심' 신인상을 받고 등단했다. 그동안 시집 '고개 숙인 모든 것' '시인은 외톨이처럼' '마음 밖의 풍경'을 펴냈으며, 화순 한천면 오지에서 시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 현재 광주 동구 '시인 문병란의 집'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다.김상연 화가는 화순에서 태어나 전남대와 중국 미술대학원을 거쳐 현대미술을 특유의 기법으로 회화와 설치, 미디어, 판화 등 다양한 장르로 표현, 주목을 받고 있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 적막과 상처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
- · 음모론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의 모습
- · 소설처럼 쉽게 이해하는 우리 역사
- · '문정희 시인의 문학과 인생' 대담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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