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1중앙#
삶과 역사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로 이뤄진다.
우리 역사 중 조선시대는 오늘날 우리를 있게 한 가교라 할 수 있다.
최근 나온 이덕일씨의 '조선 선비 당쟁사'와 김종성씨의 '역사 추리 조선사'는 조선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뜨렸다는 점에서 출간 의미가 크다.
'조선 선비 당쟁사'는 21년 만에 새롭게 펴낸 책이다.
조선의 훈구세력인 신진사대부는 계유정난 등을 거치며 훈구파로 변질된다.
훈구파를 비판하면서 조정에 등장한 새로운 세력이 사림이다.
이들은 성종 이후부터 과거시험을 통해 정계에 등장, 훈구파의 공격인 사화로 여러 번 치명적 타격을 입었으나 세력을 복구해 재도전했으며 명종-선조 무렵 드디어 정권을 장악했다.
그러나 그들 앞에는 사색당쟁이라 불리는 '분열'이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동인과 서인으로, 이어 동인은 남인과 북인으로, 서인은 노론과 소론으로 핵분열을 한다.
'사색당쟁'의 끝은 노론의 일당 독재와 세도정치 그리고 조선의 망국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사림의 등장에서 세도정치까지' 조선의 선비들이 정치권력을 두고 어떻게 싸웠는지, 그 과정에서 조선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갔는가를 1차 사료를 근거로 명쾌하게 정리 해석했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중립'으로 포장하지 않은 지은이의 선명한 관점이다.
지은이는 조선의 기득권 세력으로 전락한 '노론'의 정반대에 서서 조선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해석한다. 이를 통해 '붕당'이라는 조선의 다당제가 어떻게 변질되었고 조선은 어떤 운명을 맞이했는가를 살폈다.
이덕일씨는 한국사의 여러 문제를 지적하고 남의 눈이 아니라 나의 눈으로 역사와 사회를 보자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이성계와 이방원' '정도전과 그의 시대' 등 50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역사 추리 조선사'는 '역사에 추리를 보태 상상을 허락한' 역사책으로 규정된다.
조선왕조 500년 역사 중 그 수레가 바뀐 극적인 순간 30장면을 엄선했다.
조선왕조 개창을 두고 정몽주와 정도전의 운명을 건 한판 승부가 벌어진다.
정몽주가 죽기 전 정도전은 탄핵을 받아 유배길에 올랐고 정몽주는 그를 죽이기 위해 암살 밀명까지 내렸다.
그러나 정몽주가 먼저 죽음으로써 정도전은 극적으로 살아났고 조선은 무사히 개국한다.
또 다른 사건을 들여다보자.
흔히 폐비 윤씨가 사약을 마시고 비참하게 죽었기 때문에 연산군이 폭군이 되었다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지은이는 이에대해 전혀 다른 가정을 제시한다.
폐비 윤씨의 사약은 연산군의 폭정과 상관관계가 약하며 오히려 중요한 것은 '텅 빈 국고'였다.
연산군이 즉위했을 때 조선 왕실에는 돈이 없었다.
재정 문제로 국정을 제대로 운영하기 힘든 판에 기존 정치 시스템이 교란되니 그들에게 불똥이 튀었고 그래서 발생한 것이 두 차례의 '사화'였다는 것이다.
책은 궁극적으로 추리를 통해 장희빈 사건처럼 미시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역사를 확장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 준다.지은이 김종성씨는 성균관대 한국철학과와 동 대학 사학과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지은 책으로 '패권 쟁탈의 한국사' '신라 왕실의 비밀' '왕의 여자' 등이 있다.
김옥경기자 uglykid7@hanmail.net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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