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창수·강경호 시인·이명재 평론가 집필
고전·현대문학 망라 1천페이지에 정리
최석두와 김우창·이수복·양성우·박노해
지역·중앙문단 두루 배출·한국문학 큰획

'호남가'의 첫줄에 나오는 함평은 최석두와 김우창·이수복·양성우·박노해 등 숱한 문인을 배출한 문향(文鄕)으로 꼽힌다.
지역문학사를 다룬 작업들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함평문인협회가 '함평문학사'(시와사람刊)를 펴내 문단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함평문학사' 발간은 단절된 지역문학사를 복원하고 묻혀 있던 문인들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한국문학의 큰 줄기를 살리는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함평문학사' 편찬에는 정찬동 함평문인협회 회장을 편집위원장으로 김요한씨 총괄, 집필위원으로 노창수·강경호 시인, 이명재 문학평론가 등 3인, 편집위원으로 김창훈·정의정·이환행·노두근·김혜성씨, 원고 정리는 정찬애·강나루씨 등이 각각 맡았다.
'함평문학사'는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을 망라했다.
고전문학은 노창수 시인이 맡아 함평 사람들의 옛 정신이 깃든 옛 문학을 정리했고 국역이 미비한 문헌들의 자료를 하나하나 파악해 작가와 작품을 한데 모았다.
현대문학은 이명재 문학평론가와 강경호 시인이 공동 집필했다.
고전문학은 주로 시와 가사, 시조를 중심으로 다뤘다.
시조는 칠실 이덕일과 수정 윤제, 송돈 윤정우 등 모두 43수를 소개했다.
또 가사나 가사집을 남긴 사람 중 수재 박봉혁의 12수를 발굴했다.
현대문학 집필을 담당한 이명재씨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 문인을, 강경호 시인은 함평 등 이외 지역 문인을 맡아 발품과 시간을 들여 자료를 정리했다.
면면을 보면 함평 출신 문인들은 자수성가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테면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나산 출신 최금동은 시나리오 부문에서 선도적 활동을 했고 휴전 이후 중앙 문단에서 함평 출신 문인들의 활동이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1950년대 현대문학상을 받은 이수복 시인은 광주에서 중앙문단 가교 역할을 했고 시문학사에서 최석두·양성우·박노해 시인 등은 탁월한 시적 성취와 문학성으로 많은 독자를 확보하는 등 시단에 한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중 최석두 시인은 90년대 이후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의 문학사에서 매몰되었던 납월북 문인들의 문학적 성과를 복원하는 작업이 국문학연구자들 사이에서 활발해진 가운데 윤여탁 서울대 교수의 시집 '새벽길' 원본 발굴과 최석두론인 '최석두의 삶과 문학'과 대표시가 실천문학에 소개되면서 큰 조명을 받았다.
윤 교수는 이를 '해방정국의 중요한 시적 성과'로 규정했다.
강경호 시인은 이후 최석두 시인을 본격적으로 연구 조명했으며 수차례 논문과 평론을 통해 묻혀 있던 그를 문단에 알리는 산파 역할을 했다.
서울 소재 대학에서 강의와 평론, 집필활동을 펼친 엄다면 출신의 천재학자 김우창과 이명재씨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특히 한국 문단과 평론계의 중심부에서 우리 문학의 정론을 펴는 데 크게 기여했다.
2천년대 들어서는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여러 편의 작품이 영화화되어 화제를 모은 정유정 소설가가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특히 특유의 박진감 있는 구성과 문장의 흡인력으로 미국과 유럽, 중국과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작품이 번역 출판돼 알려지는 등 폭넓게 읽히고 있다.
후기에는 등단 작가들의 현황과 활동상을 한데 정리했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함평문학의 자료의 소재를 파악하는 일이 무척 어려운데도 '함평문학사'를 집대성한 것은 다행스럽고 보람찬 일"이라며 "이번 저술 발간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함평문학사' 발간은 함평군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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