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맹활약 재현 여부 '주목'
류지혁과 유격수 자리 놓고 경쟁
지난 시즌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 중 타율 순위 맨 아래에 위치한 KIA타이거즈의 주전유격수 박찬호가 3번째 풀타임을 맞는 올 시즌 재도약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지난 2014년 2차 5라운드 전체 50순위로 KIA에 입단한 박찬호는 군 전역 이후 첫 시즌인 지난 2019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박찬호는 그 해 133경기에 출전하며 2할6푼의 타율과 39개의 도루를 기록, 타이거즈 역대 14번째 도루왕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시즌 중 열린 이범호의 은퇴식에서는 그의 등번호 25번을 물려받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박찬호는 KIA 내야의 핵으로 떠오르며 지난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유격수로 포지션 변경을 선언했다. 주전2루수였던 안치홍이 팀을 떠나자 김선빈이 2루, 박찬호가 유격수를 맡게 됐다.
그러나 2020시즌은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5월 2할7푼5리의 타율로 산뜻하게 시즌을 시작한 박찬호는 이후 6월 1할6푼2리로 바닥을 쳤다. 7월에는 2할7푼9리로 반등하나 싶었지만 이후 8월과 9월 무더운 여름을 이기지 못했고 10월에는 1할대 타율로 자존심을 구겼다.
시즌 최종 타율은 2할2푼3리였다. 2019년 기록했던 39개의 도루도 2020년에는 15개로 절반이 넘게 줄었다.
수비에서 잔 실수도 이어졌다. 유격수로 나선 136게임에서 1164.1이닝을 소화한 박찬호는 15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어려운 타구를 쉽게 건져내며 감탄사를 유발하기도 했으나 쉬운 타구에 실수를 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아무래도 기존3루보다 체력부담이 심한 유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하다 보니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이다.
박찬호는 절치부심했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가을 마무리캠프부터 체력훈련에 매진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방망이를 잡지말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각오를 다지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박찬호지만 새 시즌에는 유격수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지난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KIA에 온 류지혁의 존재가 그를 압박하고 있다.
류지혁은 KIA에 입단해 5경기를 뛰는데 그쳤지만 3안타를 기록하는 등 녹록치 않은 타격재능을 과시했다. 부상으로 시즌 중 낙마했으나 몸 상태가 완벽하다는 가정 하에 박찬호에 위협적인 경쟁자로 떠올랐다.
윌리엄스 감독도 무작정 기회를 주는 감독이 아니다. 황윤호와 장영석은 시즌 초반 3루수로 낙점 받았지만 끝없는 부진 끝에 6월초 사실상 1군 전력에서 배제됐다.
박찬호의 활약은 공수면에서 여러 가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야 수비에서의 중요성은 물론 하위 타선에서 키플레이어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KIA 내야의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박찬호의 재도약은 필수적이다. 박찬호의 비중이 중요한 이유다.
KIA구단 관계자는 "박찬호가 하위 타선에서의 존재감 있는 역할 뿐 아니라 인정된 수비능력을 보여주는 것도 과제"라며 "박찬호의 활약여부에 따라 타선의 파괴력은 물론 수비에서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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