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배씨 한국화 전공 후 가업 계승
피치못할 '코로나' 작품 판로 끊겨
식문화 접목 아이디어 2030들 인기
청자 일상화·현대화 "브랜드 개발"
'청자'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옛 조상들이 방에 모셔두고 고이 간직하던 화려한 도자기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상당수일 것이다. 이런 청자를 일상화하고 현대화하기 위해 청년 예술인이 나섰다. 청자를 주제로 한 갤러리카페를 열어 강진 청자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그 주인공은 갤러리 카페 '비취에 물들다'를 지난달 강진 청자촌에 오픈한 김보배 대표. 김 대표는 강진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강진 청자와는 인연이 깊다. 청자를 만드는 부모님 아래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청자를 접해온 것. 대학과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김 대표는 지난 2019년부터 가업을 물려 받아 청자 만드는 일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강진 청자에 뛰어들 무렵 그에게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닥쳤다. 코로나19라는 큰 파도다.
그 파도는 김 대표를 집어 삼켰다. 관공서 행사 기념품으로 쓰이는 청자 납품을 주로 해왔으나 코로나19로 관공서 행사가 거의 없어지다시피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계속해서 만들고 있던 청자는 빛도 보지 못한 채 1년 동안 재고로 계속 쌓여갔고 4~5명의 직원들도 모두 떠나보낼 수 밖에 없게 됐다. 속상한 마음도 잠시, 그때 김 대표의 눈에 띈 것이 카페였다. 자신의 매장에는 사람이 한 명도 오지 않는데 카페는 사람들이 몰려들더라는 것. 그 길로 그는 청자와 식문화를 결합시켜 사람들이 이곳을 찾게 만들자고 결심하게 된다.
김 대표는 "요즘 식문화가 크게 주목 받고 있어 청자와 이것을 결합해봤다. 우리 카페의 식기는 손님들이 테이크아웃 잔을 원하지 않는 이상 모두 청자로 사용한다"며 "청자가 주는 느낌이 있다보니 대접 받는 기분을 많이들 느끼신다. 또 젊은 층 경우 이것을 신선하게 느끼는지 반응이 좋다. 음식을 청자 식기에 담아보니 생각보다 예쁜지 구매로 많이들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특히 카페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시그니처 메뉴'다. 시그니처 메뉴는 원하는 음료를 선택하고 카페 내 공방에서 B급 청자인 '거시기 청자'를 골라 오면 그 컵에 음료를 마시고 컵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다. 음료를 다 마신 컵은 카운터로 가지고 가면 비닐 포장이 아닌 행주나 손수건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면보자기로 포장해준다. b급 청자이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청자 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포장 과정에서 비닐을 사용하지 않아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상설전시관을 함께 운영하며 강진 청자 제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도자기체험 등 프리미엄 아트클래스도 직접 운영하며 젊은 층과 가족 단위의 발걸음을 유도하고 있다.
김 대표의 이같은 아이디어는 청자에 대한 젊은 층의 긍정적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페 오픈 전 공방의 주요 고객층이 50~60대 였던 반면 카페 오픈 이후로는 20~30대가 구매 주요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청자의 장점을 살려 자신만의 고유한 브랜드를 개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청자는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사용해본 사람은 없을 정도로 품질이나 깊이가 최근 도자기들과는 다르다"며 "특히나 청자는 건강한 우리 공예문화다. 최근 예쁜 빛깔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 안료로 인해 그릇에서 중금속 등이 검출되기도 하는데 청자는 순수 흙으로만 빛깔을 내기 때문에 건강하다. 건강한 식재료가 있는 것처럼 건강한 식기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청자의 매력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청자의 장점과 매력을 살려 개인적인 청자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며 "편의상 만들어낸 전통 자기가 아닌 유물을 재현한 청자를 어떻게 현대 식문화와 연결할 것인지 연구한 전통 라인과 현대적 감성을 담아 빛깔을 좀 더 밝게 보완한 현대적 라인으로 나눠볼 생각이다. 전통문화를 지킴과 동시에 전통문화가 우리 일상에서 향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국립나주박물관, 수어 영상 제공 전시실에 준비된 QR코드 안내문을 통해 전시 수어 해설 영상을 이용할 수 있다. 국립나주박물관이 무장벽(배리어 프리) 관람 환경을 조성하고 나섰다.국립나주박물관이 어린이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을 위한 전시 수어 해설 영상을 제작했다.이 영상은 관람객 누구나 어린이박물관 관람을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음성과 수어를 동시에 제공한다. 수어 해설은 청각장애인 수어해설사가 직접 설명해 수어 해설의 정확도를 높였다.영상은 '문화재를 지키는 박물관 사람들'이라는 전시 주제에 따라 고고학자, 소장품관리자, 보존과학자, 전시기획자, 교육연구사 등 박물관 학예연구사의 다양한 역할과 각 전시 공간의 체험 방법을 소개한다.영상 이용은 각 전시 공간에 배치한 QR코드를 통해 개인 휴대전화로 가능하다. 또 국립나주박물관 누리집과 유튜브 채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김상태 국립나주박물관 관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넘어 장벽 없이 누구나 전시를 즐길 수 있는 전시 감상 콘텐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박물관 전시 관람에 불편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 · 국립광주박물관, 아시아 도자 문화 이끈다
- · 무등미술대전 내달 1일 작품접수
- · 오월예술에 활력과 지속가능성을
- · "지역민 일상과 역사 함께 한 존재로 소중"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