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을 읽는 15가지 열쇠말' 발간
바람·소금·공동체 주제 문화 소개
섬은 '고립과 단절의 땅'이었다. 이러한 연유로 섬은 사람들에게 신비와 미지의 장소로 인식됐다.
그러나 섬은 최근 섬과 육지, 섬과 섬을 연결하는 다리들이 개통되면서 금단의 문을 열고 있다.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이 전남도와 함께 최근 발행한 '섬을 읽는 15가지 열쇠말' (도서출판 남도刊)은 섬의 매력과 가치를 입체적으로 주목했다는 점에서 출간 의미가 크다.
국내에는 서해와 남해 곳곳에 섬이 있지만 한반도의 서남부 특히 전남에는 총 2천165개(유인도 272개, 무인도 1천893개) 등 전국 2천165개 섬이 자리해 있다.
'섬을 읽는 15가지 열쇠말'은 바람과 물, 산, 무인도, 농업, 어업, 소금, 예술, 의례, 음식, 공동체, 유배, 수군진, 바닷길, 정책 등 총 15가지 열쇠말로 섬의 역사와 문화를 풀어냈다.
특히 섬들에 얽힌 풍성한 이야기들을 통해 읽는 이들이 섬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함과 동시에 섬 문화의 의미와 특징들을 폭넓게 접할 수 있도록 쓰여졌다.
집필에는 이경엽 목포대 국문과 교수 겸 도서문화연구원장을 비롯, 강제윤 (사)섬연구소장, 김경옥·박성현 ·송기태·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김재은·이경아 도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이윤선 전 한국민속학술단체연합회장, 최성환 목포대 사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섬은 바다 한 가운데 놓여 있다. 바다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은 물과 바람의 상태에 예민했다.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바람은 바다의 상태를 보여준 자료가 되며 거센 풍랑은 숱한 재난의 원인이 되므로 이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했다. 섬 사람들은 자연에 대한 전통지식을 토대로 어로와 항해의 적절성을 가늠했고 안정적 주거공간 확보를 위해 방품림과 돌담을 쌓아 마을을 만들었다.
이중 음력 2월의 바람은 신화와 세시풍속 속에서 특별하게 인식됐으며 이는 생활 속의 인문지식으로 전승돼 육지와 다른 독특한 생태와 문화를 꽃피운 원동력이 됐다.
바다를 접하며 살아온 노인들은 오랜 경험 속에서 축적한 전통지식을 토대로 일기 예측을 했는데 이를 '민속기후학'이라 부른다.
섬이 가장 많은 신안지역은 마을숲을 마을의 울타리는 듯으로 '우실' 또는 '우슬로 명명, 신앙과 문화공간으로 보존해오고 있다.
마을길과 가정집의 돌담도 내륙과 사뭇 다른 풍경을 펼쳐냈다. 이를 테면 바람이 거센 제주도 일대를 비롯, 서남해 먼 바다에 자리한 섬들은 밭의 경계와 집 울타리를 돌담으로 쌓았다.
바다와 바람이 일상이었던 섬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의 고충과 애환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대표적인 것이 '민요 육자배기'다. 어머니의 일상들을 내밀하게 구술하듯 선율에 담아낸 노래를 통상 '흥그레 소리'라 불렀다. 그저 가슴 미어지는 한을 푸념처럼 뱉어냈을 뿐이다.
육자배기는 근대기를 거치며 전문가들에 의해 재창작되는 과정을 거치며 '통속민요' 혹은 '남도잡가'로 호명됐다.
섬 사람들은 바람이 심상치 않을 때마다 바다의례로 용왕신에게 제를 지냈다. 이는 바다를 관장하는 초자연적인 존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종교적 장치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것이 진도 씻김굿이다.
씻김굿은 죽음으로부터 비롯된 상실과 아픔을 사회적 연행으로 치유하는 기능을 동반했다.
이렇듯 섬에는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독특하고 개성적 문화, 사람들이 일구어 온 섬마다의 색다른 역사와 내력들이 숨쉬고 있다.
이경엽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장은 "섬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섬을 중심에 두고 안팎을 아울러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며 "책을 매개로 섬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섬 문화의 특징들을 폭넓게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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