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영 대표, 50년 된 친정집 개조
2017년 11월 개관…30회 기획전
지역성 기반 다양한 전시 호평
작가 발굴 문화예술교육 병행
화가를 꿈꿨던 소녀는 어느새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꿈을 이루기 위해 조선대 미술대에 진학했고 광주신세계갤러리 큐레이터로 일하며 수많은 전시를 기획했다.
그러나 결혼 후 남매 육아에 매달려 뜻하지 않게 엄마이자 주부로 살며 의도하지 않은 '경단녀(경력단절여성)'로 몇 해를 보냈지만 예술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다.
광주 동구 제봉로 130번길에 자리한 갤러리 '예술공간 집' 대표인 문희영(44)씨를 지난 14일 만났다.
'예술공간 집'은 50년 된 옛 한옥을 개조해 만든 소규모 복합예술공간이다. 문 대표가 중학교 2학년부터 대학교 졸업때까지 살았던 친정집이기도 하다.
문 대표는 지난 2017년 11월 30일 친정어머니를 설득해 이곳을 갤러리로 꾸몄다.
50년 넘게 삶의 냄새가 베인 집은 새롭게 예술이 자리하는 집이란 뜻을 담아 '예술공간 집'으로 명명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고향집에서 차 한잔 마시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문대표는 그해 여름 내내 삶의 공간에서 예술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오래된 한옥집의 운치를 담으면서도 전시공간이라는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수차례 고민을 거듭했다. 한옥의 상징인 서까래를 살려낸 안채는 전시공간으로, 마당 한 켠에 자리한 작은 창고에서는 커피와 차를 만드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차를 마시고 문대표의 노력과 열정에 힘입어 삶의 온기와 예술의 향기가 흐르는 갤러리로 탈바꿈했다.
개관기념전으로 한달 동안 8명의 작가를 초청, '다시 호흡하는 시간'을 주제로 작품들을 선보였다.
공성훈, 박일구, 임현채, 정선휘, 정승운, 조병철, 조윤성, 조현택 작가는 지나간 시간과 풍경을 간직한 옛 도심의 풍경과 '한옥집' '철길 앞 작은 집' '구멍가게' 등을 각각의 조형언어로 담아내 주목을 받았다.
그렇게 4년이 흘렀다.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많은 문화예술분야 종사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 문제다.
문희영 대표는 "갤러리 등 문화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열악한 경영여건을 극복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며 "최대한 소요경비를 줄이고 공간 규모와 특성에 걸맞게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작은 좌절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예술에 대한 소신과 철학, 지역성에 기반을 둔 작가섭외와 기획 등을 통해 다양한 전시회로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지난 7- 24일까지 5·18 40주년 기념 특별전 강연균의 '하늘과 땅 사이-5'도 이같은 맥락에서 준비한 전시회로 호평을 받았다.
이중 5·18 연작인 '하늘과 땅 사이-5'는 1995년 4번째 시리즈를 전시한 이후 24년만인 지난해 5·18기록관에서 7점을 선보이기도 했다.
'문 대표는 이와함께 특성 있고 차별화된 전시회를 통해 지역 미술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기성 작가들 이외에 1년에 1명씩은 젊고 참신한 작가들을 발굴, 전시와 함께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나아가 관람객들이 단순한 감상 뿐 아니라 르 미술사 강의, 직장인들을 위한 아트런치, 학생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등 다양한 아트클래스도 꾸준히 열고 있다.
문 대표는 "'예술공간 집'은 차를 마시며 전시를 보고 삶의 온기까지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시민과 작가를 연결해주는 소통의 공간"이라며 "누구나 친정집을 찾은 것처럼 편한 분위기에서 미술을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 도서관서 인문학과 친해져요 광주 서구공공도서관이 지역민들의 인문소양 함양과 인문학의 대중화를 위해 '인문 라이프러리(life+library)-일상 속 인문학 울림'을 25일 시작한다.'인문 라이프러리'는 문학(文)-역사(史)-철학(哲) 각 분야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올해는 '일상 속 인문학 울림'을 슬로건으로 누구나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음악과 인문학을 접목한 강연을 마련했다.문학 분야 인문학 프로그램은 '음악과 문학을 품은 낭만 인문학'을 주제로 오는 25일부터 5월 23일까지 3차례에 걸쳐 운영된다. ▲25일 셰익스피어로부터 탄생한 음악들 ▲5월 9일 시인과 함께 태어난 음악들 ▲5월 23일 문학을 바탕으로 한 오페라 명작들 등으로 꾸려졌으며 와이엔듀 대표 윤성희 강사가 프로그램을 도맡아 진행한다.이어 6~7월 역사, 9~10월 철학 분야가 진행된다.참여는 지역민 누구나 가능하며 신청 등 자세한 사항은 서구공공도서관(062-654-4306)으로 문의하면 된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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