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이분법 주제전, 공동체 지혜 다뤄
민간 신앙·전승된 생활 양식 등 살펴
광주정신 탐구 GB커미션·메이투데이
구 국군광주병원 등 오월 역사 현장서
해외 기관 참여 파빌리온프로젝트도
제13회 광주비엔날레가 팬데믹으로 지난해부터 개막을 두 차례 연기한 끝에 1일 개막했다.
이번 비엔날레는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Minds Rising, Spirits Tuning)' 주제전과 광주정신을 탐구한 신작 프로젝트 GB커미션,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국내외 미술기관이 광주로 모여 전시를 선보이는 파빌리온 프로젝트로 구성됐다.
특히 비엔날레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운영 매뉴얼을 새로 수립했다. 전시 기간 동안 일일 관람객 수를 제한하고 시간별 관람을 적용해 관람객이 밀집되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한다. 방역 조치를 위해 국립광주박물관을 제외한 세 곳은 월요일 휴관을 갖고 개관도 오전 10시로 한 시간 늦춘다. 또 AI방역 로봇도 도입했다. 비대면 서비스 강화를 위해 오디오 가이드를 도입했으며 온라인으로도 전시를 진행한다.
◆ 주제전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주제전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국립광주박물관, 광주극장,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진행된다.
이번 주제는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Minds Rising, Spirits Tuning)'. 이분법적, 이성적, 서구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먼 과거에서부터 미래로까지 이어지는 전 인류의 공동체적 지혜에 대해 살펴본다. 이를 통해 인류사가 그 동안 어떻게 연대해오고 치유해왔는지를 공유하는 자리다. 이를 위해 논리적 접근이 아닌 특정 공동체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민간 신앙이나 무속적 의식, 생활 방식 등에 주목했다.
참여 작가들도 유럽 최북단의 사미족 등 소수민족·원주민이나 아프리카의 베냉, 시에라리온 등 우리에게 다소 낯선 국가 출신의 작가들로 대거 꾸려졌다. 이들은 작품을 통해 탈서구사회의 지혜와 생활 방식을 다룸과 동시에 소수와 약자에 가해진 문화적 약탈과 노동·성착취 등과 관련한 문제의식을 담아냈다.
특히 1전시실은 광주비엔날레 창설 이후 처음으로 무료로 운영된다. 2~5전시실의 작품을 미리보며 이번 주제전의 성격을 유추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시민 누구나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를 통해 1전시실을 여러 지성이 모이는 장으로, 사회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곡 한다는 복안이다.
◆ 광주정신 다룬 광주비엔날레(GB)커미션
광주비엔날레커미션(이하 GB커미션)은 광주정신을 탐구하고 이를 작품에 담아내 담론의 장을 형성하는 신작 프로젝트다. 지난 2018년 시도됐다.
이번 GB커미션은 5·18민주화운동의 현장인 구 국군광주병원과 옛 전남도청 자리에 세워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문화재단에서 전개된다. 이불과 배영환, 김성환, 타렉 아투이가 참여했다. 이에 더해 마이크 넬슨과 카데르 아티아의 2018년 GB커미션 작품과 임민욱, 시오타 치하루, 호 추 니엔의 2020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전 '메이투데이' GB커미션 작품도 다시 한 번 관객들을 만난다.
◆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메이투데이'
지난해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전 '메이투데이(MaytoDay)'를 서울과 독일 쾰른, 대만 타이페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광주에서 선보인바 있다. 이 여정을 광주 지역 작가들과 협업한 전시를 올해에도 이어간다.
구 국군광주병원에 마련된 '볼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있는 것 사이'가 바로 그것. 이선 이강하미술관 학예실장과 임수영 독립큐레이터가 기획했다. 광주 출신이거나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강운, 송필용, 김설아 등 원로부터 청년작가까지 12인이 참여해 광주의 오월을 자신들만의 시선과 언어로 담아냈다.
◆ 전세계 미술 현장 집결 파빌리온 프로젝트
광주비엔날레 기간 동안 해외 미술 현장을 광주로 집결시키는 파빌리온프로젝트도 팬데믹 상황에서도 치러진다. 파빌리온프로젝트는 베니스 비엔날레의 국가관과 같은 자리다. 전세계의 현대 미술 전문가, 애호가들이 모이는 광주비엔날레 기간 동안 해외 미술 기관들이 자신들이 기획한 전시를 광주 전역에서 선보이며 홍보활동을 펼치게 된다.
올해에는 스위스 쿤스트하우스파스콰르트와 대만동시대문화실험장이 참여해 각각 광주의 은암미술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전시를 선보인다.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전무후무한 팬데믹이라는 시대적 난관 속에서 27년 동안 축적된 노하우 아래 창설 배경을 기리면서 차질 없이 행사를 준비해왔으며 두 차례 전시 일정이 연기된 만큼 더욱 관람객을 안전하게 맞이할 채비가 됐다"며 "제13회 광주비엔날레는 인간과 환경, 과거와 현재 등 다양한 형태의 연대와 만나고 인류가 축적해놓은 다채로운 사고의 틀을 사유하고 성찰하는 장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 광주 복합쇼핑몰 "차 아닌 보행자 중심, 도시 설계" 강기정 광주시장 등 광주시 도시정책 현장시찰단은 지난 20일 일본 요코하마를 방문해 윤장식 요코하마 국립대교수의 안내로 도심 일원을 걸으며 보행자 중심의 도시설계 등 건축물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광주시 제공 강기정 시장 등 광주시 도시정책 현장시찰단이 지난 20일 일본 요코하마를 찾아 지속가능하고 인간중심의 새로운 도시모델 발굴에 나섰다.또 근대역사문화유산 건축물 활용 방안 모색도 이뤄졌다.강 시장 등 현장시찰단은 이날 요코하마 철도역과 주요 건물을 연결하는 공중보도, 넓은 보행로, 차 없는 거리 등 보행자 중심의 도시설계와 철길·창고 등 근대역사문화유산 활용 사례 등을 둘러봤다.현장시찰단은 사쿠라키쵸역 → 요코하마 시청사 → 옛 제일은행 요코하마지점 → 키타나카 브릭 → 니혼마루 메모리얼파크 → 미나토미라이 자동보도(무빙워크) → 랜드마크타워&프라자 → 도크야드가든 → 그랜드몰공원 → 린코파크 → 수변공원 → 아카렌가 창고 → 죠노하나파크 → 오오산바시 국제여객터미널까지 3시간 가량을 도보로 직접 이동하며 요코하마의 보행공간의 특징을 탐색했다.이는 광주시가 추진하는 '걷고 싶은 길' 등 보행자 중심의 도시설계,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 내 보행 중심 설계, 광주신세계 확장 및 종합버스터미널 복합화 사업에 따른 광천동 일대 교통문제 해결, 근대역사문화 건축물 활용방안 등에 접목할 수 있는 지를 직접 걸으며 체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이날 탐방에는 윤장식 요코하마 국립대교수가 동행해 요코하마의 장기적인 도시계획과 근대역사문화 건축물 등을 활용한 관광산업 등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졌다.1859년 일본 최초로 개항한 요코하마는 1980년대까지 항만무역도시로 성장했으나, 조선소 이전 등으로 공업도시로서의 힘을 잃었다. 이후 도심 공동화(베드타운)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오피스·쇼핑문화 시설 등을 집중 배치한 '유메하마 2010 플랜' 등 장기 도시계획을 통해 요코하마의 도시 자립성을 강화, 도쿄 수도권의 업무기능을 분담하고 슬럼화된 기존 항만을 공원·녹지공간으로 정비해 국제도시로 성장했다.현장시찰단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건물과 길의 연결 사례에 주목했다.먼저 사쿠라키쵸역과 랜드마크타워, 쇼핑센터를 거쳐 요코하마시청까지 복층도로로 설계된 보행공간을 확인했다. 보행 공간과 자동차 공간을 분리하는 등 인간중심의 도시 조성은 물론 랜드마크타워를 중심으로 모여있는 업무·상업 복합공간을 살펴봤다. 현장시찰단은 이 곳에서 시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기업유치 측면에서도 성공한 점을 눈여겨봤다.특히 과거 공업도시로서의 역사 보존을 위해 철로 구간을 개항의 역사를 담은 '개항의 길'로, 화물창고를 이벤트홀·상업시설이 결합된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원형보존·개발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이밖에도 조선소·은행 건축물 일부 등을 철거하지 않고 보존·개발하면서 역사와 문화가 풍부한 도시로 진화했다.윤장식 교수는 "요코하마의 눈부신 발전은 '인간중심'의 도시설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중심의 도시계획이 아닌 사람 중심의 장기계획을 세워 지속가능한 신도시 모델을 실현했다는 것이다. 특히 민관협력을 통해 도시의 디자인과 역사·문화적 요소를 풍부하게 살려 해변을 중심으로 한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만들어낸 점도 주목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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