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까지 최대 20㎝ 강설 예보
빙판길 교통·낙상사고 줄줄이
하늘길·바닷길도 모두 ‘꽁꽁’
"아무리 기다려도 택시는 커녕 버스도 안옵니다. 지각하지 않으려고 한 시간 서둘러 나왔는데 일찍 일어난 보람이 없네요."
전날 밤부터 내린 10㎝가 넘는 눈폭탄에 7일 아침 출근길 광주·전남지역민들은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했다. 대설특보 예보에도 불구하고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광주시내 주요 도로 곳곳이 빙판길로 변해 크고 작은 접촉사고가 잇따랐다. 평소 통행량이 많은 광주 무진로와 빛고을로 등 대로변은 시속 10km 이하의 거북이 운행으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이날 경사로와 교량, 도로, 차량통행이 많은 주요 간선도로에 대한 제설작업을 실시했으나 10㎝ 가 넘는 폭설과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로 인해 효과가 미미했다.
폭설이 오는 9일까지 이어지고 최대 20㎝ 적설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상청 전망까지 나오면서 당분간은 시민들의 출·퇴근길 전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광주지역 적설량은 10.9㎝로 관측됐다. 인근 장성과 담양에도 각각 15.6㎝와 12.4㎝ 의 눈이 쏟아졌다.
이날 내린 폭설로 광주·전남 일부 도로와 하늘길·바닷길이 모두 통제되면서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겼었다.
광주시는 대설특보가 내려진 이날 새벽 3시30분부터 무등로 시계탑 삼거리~무등산 원효사 7㎞ 구간에 대해 차량통행을 전면 금지했다.
덕흥동과 원효사를 기종점으로 둔 1187번이 단축 운행되고 살레시오고등학교에서 남면사무소를 잇는 193번도 살레시오~고내입구 구간 운행을 중단하는 등 32개 노선 216대의 시내버스가 단축·우회 운행했다.
전남에서는 구례 성삼재(16㎞)와 진도 두목재(1.5㎞), 대명리조트 진입로(1㎞) 등 급경사 구간이 통제됐다.
빙판길 교통사고와 낙상사고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8시55분께 광주 남구 봉선동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빙판길로 인한 차대 차 추돌사고가 발생해 운전자와 동승자 등 3명이 경상을 입는 등 시내 도로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접촉사고가 이어졌다.
눈길 낙상사고도 잇따라 이날 오후 1시까지 광주시 소방안전본부에 접수된 낙상사고 건수만 10여건에 달했다.
하늘길과 바닷길도 꽁꽁 묶였다.
이날 광주공항에서 김포·제주를 오가는 항공기 8편이 모두 결항됐다. 여수공항에서도 김포발 항공편 2편이 모두 운항 취소됐다. 전남 서·남해 여객선터미널을 오가는 55항로 85척도 운항이 금지됐다.
광주와 전남지방에 내려진 대설특보도 이날 오후 6시 현재 현재 대부분 유지 중이다.
광주·영광·장성·담양에는 대설경보가, 무안·장흥·화순·나주 등 전남 14개 시군구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이번 폭설이 오는 9일까지 계속되고 최대 20㎝ 이상의 폭설이 쏟아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비닐하우스 등 농작물 피해와 각종 사고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8일 추위가 정점에 이르면서 이번 한파의 가장 큰 고비가 될 전망이다"며 "당분간은 강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노약자 등은 한랭질환에 각별히 유의하고 수도관 동파와 비닐하우스 등 시설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 전남 벌목사고 잇따라 "안전장구 착용 필수" 벌목 작업 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전남에서 벌목 작업 중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현장에서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가 대부분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17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3년간 전남지역에서 발생한 벌목 작업 사고는 총 6건(사망 2건·부상 4건)으로 집계됐다.연도별로는 2021년 3건(1건·2건), 2022년 1건(0건·1건), 2023년 2건(1건·1건)씩 발생했다.사고 유형별로는 절단·베임 사고가 3건(0건·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깔림 1건(1건·0건), 감전 1건(1건·0건), 낙상 1건(0건·1건)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이날까지 깔림 사고만 벌써 2건(2건·0건) 일어났다.실제 지난 16일 오전 10시10분께 고흥군 두원면의 한 야산에서 벌목 작업을 하던 A(63)씨가 20m 높이 소나무에 깔렸다.이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친 A씨는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사고 당시 동료 작업자 2명과 함께 나무를 베고 있던 A씨는 자신에 벤 나무 근처에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모를 비롯한 안전장구는 착용한 상태였다.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에 대한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A씨와 함께 작업했던 동료들의 진술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앞서 11일 오전 11시40분께에는 장흥군 관산읍의 한 주택 인근에서 벌목 작업을 하던 60대 남성 B씨가 15m 높이 참나무에 깔렸다.사고 충격으로 머리와 가슴 등을 크게 다친 B씨는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조사결과 장흥군과 계약을 맺은 산불감시원이었던 B씨는 동료 작업자 14명과 함께 전기톱으로 위험수를 제거하던 중이었다.경찰은 동료 작업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자신이 벤 나무 근처에 있다가 넘어지는 나무에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또 B씨가 안전모를 비롯한 안전장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 고용주인 장흥군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광주고용청 또한 상시근로자가 5인 이상이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속하는 만큼 장흥군이 재해 예방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는지 살피고 있다.전문가들은 벌목 작업 중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안전거리를 잘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전남소방 관계자는 "벌목 작업의 경우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안전모를 비롯한 안전장구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며 "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나무가 쓰러지지 않는 방향으로 신속하게 대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작업은 홀로 해서는 안 되고, 나무를 베고 나서는 동료에게 큰 소리로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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