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서는 필로폰 술먹인 언론인 체포
지역 마약사범 5년간 1천600여명 적발
여성 일행에게 마약을 탄 술을 먹인 현직 언론인이 체포되는가 하면 서울에서 광주로 원정 마약거래를 시도한 20대 유통책이 검거되는 등 광주와 전남에서 마약사범이 연이어 붙잡혔다.
23일 영광경찰서는 술에 마약 성분을 섞어 마시게 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60대 남성 A씨 등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2월 영광의 한 술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3명의 술잔에 필로폰 성분이 담긴 캡슐형 약물을 몰래 넣어 마시게 한 혐의다.
경찰은 "A씨 등이 손님으로 와 함께 술을 마신 날이면 정신이 몽롱해지고 몸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실제 피해자들의 몸에서는 마약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22일 주거지 등에서 이들을 긴급체포했다. 조사 결과 이들 중 한 명은 중앙지 소속 언론인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지인으로부터 구매한 발기부전제일 뿐 필로폰 성분이 들어있는지 몰랐었다. 술에 약을 탄 것은 장난"이라고 진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약물 구입 배경, 추가 투약 가능성, 범행 고의성 등을 수사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도심 한 복판에서 마약 거래를 시도한 20대 유통책이 검거됐다.
23일 광주 서부경찰서는 이른바 '드롭(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유통하려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B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B씨는 이날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유흥가 일대에서 마약을 거래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온라인으로 구매자와 접촉한 B씨는 거래금액이 입금되자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기는 과정에서 잠복중이던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B씨로부터 일명 '캔디'로 불리는 엑스터스와 '물약'으로 불리는 '필로폰', 대마초 등 시가 1천400만원 상당의 마약을 압수했다.
경찰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B씨가 윗선 판매상으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아 유통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중이다. 또 현장에서 달아난 용의차량 1대를 추적하고 있다.
광주 남부경찰서 정보과는 '광주에서 신종마약이 거래되고 있다'는 범죄첩보를 입수, 서부경찰 강력 5팀과 공조수사팀을 꾸려 B씨를 검거했다.
한편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5년동안 마약사범이 1천592명이 적발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호(서울 서대문을)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광주에서 검거된 마약사범은 총 664명이다.
2015년 85명에서 2016년 141명, 2017년 123명, 2018년 158명, 2019년 7월 기준 157명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같은 기간 전남에서는 총 928명이 검거됐다. 2015년 156명, 2016년 211명, 2017년 224명, 2018년 162명, 지난해 7월까지 175명이다.
향정사범(향정신성 의약품을 불법으로 입수)은 2015년 전체 검거인수의 76.1%에서 지난해 68.4%로 감소한 반면 마약사범은 14.0%에서 19.4%로, 대마사범 역시 9.9%에서 12.2%로 늘어나고 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김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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