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임부 쌍둥이 분만 집도
"응급상황 대비 음압병상 확보 절실"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수술을 진행하는게 쉽지 않았지만, 의료진 모두의 신속한 도움으로 쌍둥이와 산모 모두 건강할 수 있었습니다."
12일 조선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산부인과 최지현(42) 교수가 지난 9일 코로나19에 확진 판정을 받은 쌍둥이산모의 제왕절개 수술에 성공, 눈길을 끌고 있다.
최 교수는 조선대병원에서 진행된 두 번의 코로나 산모 제왕절개 수술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조선대병원에서는 지난해 11월에도 코로나 확진 산모가 출산에 성공했었다.
쌍둥이 자매의 엄마가 된 산모 A(32)씨는 광주 소재 한 여성병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2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다음날 조선대병원 음압격리병실에 입원했다.
첫 수술 때보다 두번째 수술이 더 위험한 상황에서 벌어졌다고 최 교수는 당시의 긴박감을 전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에 감염된 산모의 경우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가 태아와 산모의 건강에 더 안전하다"며 "첫번째 수술의 경우 만삭의 산모를 수술한 것에 비해 9일 진행된 두번째의 경우 조산기가 있는 산모였고, 양수가 터졌기 때문에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서는 빠른 수술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실제 해당 산모의 경우 조산 치료를 위해 수술한 부분이 파열돼 있었고, 양수가 갑작스레 터지며 극심한 고통을 동반하고 있었다. 최 교수는 수술을 결정했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일반 산모의 경우 30분~1시간 이내에 준비, 수술을 시작할 수 있지만 코로나 확진 산모의 경우 준비 시간만 3시간이 넘게 걸렸다. 수술에 들어간 의료진의 경우 모두 레벨D 방호복을 착용했고, 고글에 습기가 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산소 공급 장치(무게 약 3kg)를 허리에 둘러매야만 했다.
게다가 음압 수술이 가능한 병상이 부족한 것도 문제였다. 조선대병원의 경우 코로나 확진자 수술을 할 때는 음압수술 병상을 만들어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당시 음압수술 병상은 모두 정규 수술이 진행되고 있었고, 최 교수는 앞선 수술이 종료되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예상 시간보다 2시간30분 빠르게 정규 수술이 끝났고, 곧바로 병상을 확보해 수술에 들어갔다. 수술 시간은 1시간여였다.
최 교수는 최선을 다해 수술을 했고, 산모와 쌍둥이로 태어난 태아 역시 건강했다. 산모의 파열된 부분도 봉합했으며, 쌍둥이 자매 역시 세번의 코로나 검사에서 모두 음성을 받았다.
최 교수는 "애초 응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음압병상이 확보된 전남대병원으로 전원을 보낼 계획이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앞선 수술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다행히 예상 시간보다 앞당겨 수술을 할 수 있었고, 감염내과와 소아과, 마치과 등 여러 파트의 도움으로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추가로 발생할 응급 상황을 대비해 수술을 할 수 있는 음압 병상 확보가 절실하다고 느꼈다"면서 "코로나로 의료 환경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앞으로도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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