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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칼럼] 코로나19, 다시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묻는다

@강동준 입력 2020.07.22. 08:19 수정 2020.07.22. 20:48

"중국 우한이 전염병 창궐지역인데…. 정부의 일방적 결정을 결단코 반대한다. 우한 교민들의 수용계획에 대한 어떤 협의나 합의를 한 적이 없다."

지난 1월 20일 중국 우한에서 온 관광객 국내 첫 확진 판정. 이후 1월 29일 정부가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에서 무증상 교민 수백명을 전세기로 이송시킬 움직임을 보이자,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트렉터 등 농기계를 앞세우고 차량진입을 막았다. 이송계획은 설득을 거듭한 끝에 집단격리로 이어졌다. 당초 귀국 희망자가 150여명에서 700여명으로 늘어났고, 다행히 격리자들은 모두가 완치돼 집으로 돌아갔다.

중앙 협업체제와 현장방역 교훈

6개월을 돌이켜보면 코로나 19가 이렇게 전국적 확산세를 거듭하며 산업계는 물론이고 경제·일자리·교육·관광 등 모든 부문에 걸쳐 막대한 타격을 입힐 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또 학교는 물론 취업현장 곳곳에서 언택트(untact·비대면)바람을 일으키며 생활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 놓을 지도 몰랐다.

그러나 한국은 K방역을 선도하며 세계적인 방역모델을 구축했다. 선진국들의 찬사도 쏟아졌다. 그러나 기초 자치단체들은 강한 전파력에 치료조차 힘든 전염병 특성상 아직도 불안과 공포다. 이후가 더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쉰다.

지방자치와 분권의 시각에서 6개월을 보면 단연 일등공신은 현장 대처능력이다. 방역체계를 보자. 총리를 중심으로 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일선 지자체-감염병관리지원단 등으로 세세한 체계가 갖춰져 있다.

중대본은 총리와 행안부·복지부 장관 주재로 매주 중앙부처 장관과 17개 시·도 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영상회의를 통해 2주간 전국 대응체계를 점검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인 광주시와 전남도 역학조사팀은 별도로 질본 역학조사과장, 감염병지원단장과 매일 저녁 8시 콜컨퍼런스를 통해 방역 대응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장관 주재로 방역과 관련, 범정부적 총력 대응과 위기경보 발령, 중앙과 지자체간 실무협의체를 통해 소통한다. 광주 출신의 정은경 본부장이 책임지고 있는 질병관리본부는 매일같이 언론브리핑과 국민소통, 24시간 긴급 상황실, 모니터링 평가 등 협업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방역의 첨병인 광역 시·도, 시·군·구 지자체는 지역 역학조사와 현장방역, 환자이송, 접촉자 파악, 방역 인프라 가동, 격리시설 관리, 보건소 개편, 검사인력 보강 등 모든 자질구레한 일들은 도맡는다.

이같은 실타래같은 협업체계 속에서 K방역과 의료체계가 박수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총리나 장관 주재 중대본 회의에서 매일같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대응한다는 점이다. 현장에 밝은 단체장들을 회의에 참여시켜 부족한 부분을 챙기고, 현장의 아이디어를 과감히 실행에 옮기는 등 의사결정 과정에 지자체를 적극 포함시켰다.

광주광역시 방역 담당자의 말이다. "2015년 전국을 휩쓸었던 메르스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지방의 사소한 물품 지원도 즉각 해결이다. 불통과 소통의 차이를 보여준다. 중앙과 지방정부간 유기적 협조체제가 코로나 방역의 수훈갑이다."

갑작스런 위기상황에선 늘 즉각적인 대응역량과 단체장의 리더십, 실천부족이 문제였다. 그래서 다시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묻는다. 코로나 6개월동안 분명 현장 방역의 중요성을 일깨웠으며, 공공행정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이 커졌다는 것이다. 또 문제해결을 위한 의사결정 권한을 주민들에게, 지자체에 주면 해결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국가의 혁신·변화는 기초지자체부터

1995년 1월 17일 새벽 5시 46분. 인구 150만 명 일본의 최대 무역항구 고베시. 대지진의 참사로 10만채의 건물이 붕괴되고 6천여명이 사망했다. 무너진 집에 3만5천여명이 깔리고 고속도로 붕괴와 기차 탈선 등 경제적 손실은 상상을 초월했다. 당시 97% 인명구조를 해당 지자체 주민들이 해냈다. 3%는 소방관들이 맡았다. 지방자치, 자치분권은 주민들의 참여로부터 시작되고, 철저히 현장위주로 가야 한다는 교훈이다. 코로나19에서도 현장 대응을 강조한 '보충성의 원칙'이 통했다.

지자체의 역할 확대와 주민들의 자치 참여를 담고 있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21대 국회에 다시 올라왔다. 정치생명을 걸고 지방자치 투쟁에 나섰던 DJ,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올인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두 전직 대통령에 비하면 문재인 정부는 상대적인 저평가다.

수도권 규제완화나 그린벨트 해제 논란만 봐도 그렇다. '국가 혁신과 변화는 기초지자체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지방자치의 철학을 지금의 국가 위기상황에서 다시 새겨봤으면 좋겠다. 강동준(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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