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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의 시정만담] 21대 국회, 여민의 정치를···

@김영태 입력 2020.07.01. 18:45 수정 2020.07.01. 18:45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철인(哲人), 맹자(孟子)가 강조한 정치 사상은 '왕도(王道)정치'였다. 왕도정치는 '인의(仁義)와 덕(德)'을 골간으로 한다. 백성(시민)을 정치 행위의 객체가 아닌 주체로 본 '민본'(民本·백성을 근본으로 함)이 바탕이기도 하다. 왕조시대에 민(民)은 다만 다스림이나 부림의 대상일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맹자의 왕도정치는 시대를 초월한 정치 이념이라고 할만 하다.

천하를 주유하던 맹자는 양(梁)나라의 혜왕(惠王)을 찾아가 종과 북, 피리소리를 들어 경계의 말을 전했다. "왕께서 음악을 연주하는데 백성들이 종과 북, 피리 소리를 듣고 골머리를 앓고 이맛살을 찌푸리며 왕은 음악을 즐기면서 어찌하여 우리를 이런 지경에 이르게 해 아비와 자식이 만나지 못하게 하고, 형제와 처자가 뿔뿔이 흩어지게 하는가"라고 불평을 했다는 것이다.

나라의 근본은 오직 시민이다

백성들의 원망과 불평은 왕이 홀로 음악과 풍류를 즐길뿐 백성들과 함께하지 않음에서 비롯된다는 충고요, 경계에 다름없었다. 이에서 유래한게 '여민동락(與民同樂)'이다. 즉, 백성들과 더불어 희로애락을 같이할 수 있는 왕이라야 '인의와 덕을 갖춘 왕'이라는 의미다. 민본의 의미는 또한 서경(書經)에서도 강조한다. "백성은 오직 나라의 근본이며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평안하다"라는 구절이 가리키는 바다.

제21대 국회가 출범한지 한달여가 지났다.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런저런 법안발의가 이어지며 나름 의욕적인 활동상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직전의 20대 국회가 여야간 극한 갈등과 충돌 등으로 '개점 휴업'상태에 빠져 법안 발의 등 정상적인 활동을 외면, 역대 최악이라는 오점을 남겼던 점을 감안해서 인듯 하다.

굳이 직전 국회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더라도 새로 입법기를 시작한 대한민국 국회의 의원들은 마음가짐을 날마다 새롭게 해야 마땅하다. 입법활동과 대 행정부, 대 사법부의 견제·감시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국회법 제24조(선서)가 뚜렷하게 명시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국회의원들이 임기초에 국회에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다"고 밝혀 놓았다.

그런 의미에서 몇몇 지역 출신 의원들의 이런 저런 초기 행보가 가슴에 와 닿는다. 참신함을 내 보이려는 국회에서의 활동 못지 않게 지역민과의 교감 노력 또한 눈에 띈다.

지역민과의 공감을 위한 그들의 활동을 두고 '사여삼광', '○○정담', '동행공감 토요걷기'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고 한다. '사여삼광'이라 함은 일주일 가운데 4일은 여의도에서 일하고 3일은 자신의 지역구에 내려와 지역민들과 함께 함을 뜻한다. 20대 국회의 한 의원의 지역 활동을 두고 회자됐던 '금귀월래(금요일 지역구로 내려가 활동하다 월요일 서울로 올라온다)'와 비슷한 버전인 셈이다.

'○○정담'역시 자신의 지역구에 내려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지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 이를 국회 활동에 반영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동행공감 토요걷기'도 지역민과 함께 지역을 걷고, 토크를 진행하며 그들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그들의 행복을 위해 함께한다는 차원이라고 할만 하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국회 의원실 문턱을 낮추고 활짝 열어 지역민들을 위한 장소로 제공한 의원들도 있다.

그들과 함께 걸어갈 수 있어야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을)은 의원실 회의 공간을 컴퓨터와 프린터 등 사무용품을 비치한 '무등 사랑방'으로 꾸몄다. 지역 공무원들이 업무차 국회를 방문했을 때 머물면서 업무를 정리하고 잠시 쉴 휴식공간으로 제공한 것이다. 같은 당 김승남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도 자신의 의원실에 '고흥보성장흥강진 국회 직통 사무소'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멀리 지역에서 업무차 올라온 공무원과 향우, 지역민들을 위한 장소라는게 김 의원 측의 설명이다.

주권자인 국민이 헌법과 국회법 등 관련법 등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부여하고 위임한 직무의 성실한 수행 못지 않게 지역민과의 공감 노력은 그들의 존재 근거다. 이런 활동들이 임기 초에만 반짝하고 이후에는 기존의 권력자들과 다름없어져서는 결코 안된다.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그들을 지지하고 뽑아준 지역민, 혹은 유권자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맹자가 언급한 '여민동락'은 시대를 초월해 권력을 쥔(사실은 유권자가 잠시 부여한)이들이 각심하고 실천해야 할 지침이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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