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 스마트팜, 전남 농업의 미래다

@윤승한 입력 2019.01.03. 00:00

윤승한 사회부장

내 삶이 바뀌는 전남 행복시대, 전남 성공시대. 김영록 전남지사가 신년사에서 밝힌 올해 전남도 캐치프레이즈다. 김 지사는 이를 위해 도정의 초점을 '도민행복'에 두겠다고 했다. 각 분야별 시책들에 대한 추진 의지도 피력했다. 좋은 일자리 창출, 문화관광산업 육성,살고싶은 농산어촌 건설, 맞춤형 복지 확대 등이 그것이다. 신년사가 전남도의 일년지대계를 담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총론에선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각론을 곰곰히 들여다보면 뭔가 개운치 않은 아쉬움이 하나 남는다. 농업 분야에서다. 친환경 확대나 신소득 아열대 단지 조성 등 담길 수 있는 내용들은 그대로 담겼다. 다만,스마트팜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게 걸린다. 스마트팜이 피폐해진 농도(農都) 전남의 당면 과제이기에 그렇다. 꼭 신년사에 내용이 담겨야 그 사업이 강력한 추진력을 갖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석연치 않은 건 스마트팜이 누락될 만큼 가벼운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칫 스마트팜에 대한 추진의지 결여나 관심 부족이란 오해를 살 수도 있다.

농업에서 스마트팜에 대한 요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현행 농업방식으론 더 이상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 스마트팜 자체가 농촌에 불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변화의 바람인 것이다. 스마트팜은 농업의 4차산업혁명으로 불린다. 농사 기술에 첨단화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말 그대로 '똑똑한 농장'이다. 원격제어를 통해 작물이나 가축의 생육환경을 관리하고 생산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기술이다. 그런 만큼 어느 시·도도 스마트팜에 대한 요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전남의 경우 스마트팜에 대한 절실함은 더하다. 현 농촌 실정을 보면 그럴 수 밖에 없다. 전남의 최대 고민은 인구감소와 농촌인구 고령화다. 이는 주로 일손에 의존하는 전통 농업방식으론 더이상 전남 농업이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0여년 동안 줄어든 농가수는 5만3천호다. 지난 2004년 19만9천호에서 2017년 14만6천호로 줄었다. 농가인구도 동반 감소했다. 지난 2006년 46만1천명에서 2017년 31만5천명으로 줄었다. 감소폭이 무려 14만6천명에 이른다. 반면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2006년 35.9%였던 고령화율은 지난 2017년 47.6%로 뛰었다. 농가인구 2명 중 1명이 65세 이상 고령자인 셈이다. 전남 농촌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2014년부터 전남도가 본격적으로 스마트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일손은 최소화하면서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전남 농촌현실과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물론 보여지는 게 다는 아니다. 신년사에 언급되지 않았다고 해서 꼭 스마트팜에 대한 중요성를 전남도가 외면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신년사가 올 한해 전남도정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방향타라는 점에서 스마트팜 육성 의지가 빠진 대목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에너지신산업 등 굵직굵직한 현안에 밀려 찬밥 신세가 되지만 않길 바랄 뿐이다. 올 3월로 예정된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스마트팜 혁신밸리' 공모 사업의 선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혁신밸리가 전남도 스마트팜 육성 의지의 가늠자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서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1천800억 규모의 국책사업으로 청년보육시설, 임대형 스마트단지와 스마트 APC 등 생산·유통 물류시스템 스마트팜 단지, 실증연구와 신품목 발굴 기능이 융복합된 '스마트팜 실증단지'를 말한다. 전남도는 지난해 1차 공모에 도전했다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사실 탈락하리라고 생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떼논 당상'인 줄 알았다. 하지만 결과는 탈락이었고, 안이한 대처로 일관했던 전남도는 온갖 질책을 감수해야 했다. 그리고 두번째 도전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신년사에서 스마트팜 육성 의지 누락이 더욱 아쉬운 이유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1차 탈락 이후 전남도가 스마트팜 혁신밸리 공모 사업에 들인 공이 적지않다. 한번의 실패는 실수지만 두번의 실패는 무능력이다. 지켜볼 일이다. 스마트팜은 전남 농업의 미래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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