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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로의 시선] 광주, 리더의 용기

입력 2021.07.06. 11:05 김승용 기자

한 달 전쯤 광주청년 일경험 드림사업(사회적가치형)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강단에 선 일이 있다. 강의 중반에 참석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만약 본인이 국회의원으로 뽑힌다면 해볼 의향이 있나요?"

멀찍이 앉아있던 한 청년이 "네!"라고 답했다. 의외의 반응이었다. 대다수 20대 젊은이는 정치적 관심이나 사회 참여 의지가 낮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회가 있다면 정치를 해보겠다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져 가까이 다가가 다시 물었다.

"왜 하고 싶은지 말해줄 수 있나요?" 청년은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연금이 나오잖아요."

찰나였지만 강연자로서 실망감을 감추기 어려웠다. 청중은 무반응이었다. 사회의 부조리함을 바꾼다거나, 청년의 목소리가 반영된 입법 활동을 하고 싶다거나 하는 목적일 줄 알았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었다.

서운함도 잠깐, 이내 현시대 청년이 처한 상황을 생각해 보았다. 수년간 취업에 애쓰며 노력하고 있지만 지울 수 없는 불안과 갖가지 현실적인 고충들, 그리고 나름 고생스러웠던 나의 젊은 시절까지 겹쳐지며 왠지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청년에게 미안해졌다.

사실 최근 '25세, 청와대 1급 비서관 임명'에 대한 언론 보도나 온라인 커뮤니티 여론을 보면 의외의 답변이라고도 할 수 없다.매일경제와 MBN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6월 28일~30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0대 응답자의 52%가 '잘못된 인사라는 데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30대는 47%, 40대는 43%, 50대는 46%, 60대 이상은 29%가 해당 인사를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이윽고 '박탈감 닷컴'이라는 사이트가 개설되고, 네티즌들은 그즈음 국민의 힘의 당 대표자로 선출된 30대의 이준석과 비교하며 '무능력자의 벼락출세'라는 식의 불만을 쏟아냈다.

박성민 청년비서관 임명 직후 필자가 만난 모 더불어민주당 당원은 "암만 그래도 1급 비서관은 아닌 거 같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25살짜리가 청와대에 가서 뭘 할 수 있겠냐는 불신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과연 청와대 수석이나 비서관 같은 별정직이 국민 대부분이 알 정도로 인지도가 높고, 티끌만큼의 흠결이 없는 인물만이 임명될 수 있던 자리였던가? 해당인의 경력이 유명하게 알려지지 않고, 20·30세대가 공감할만한 경쟁과 치열함 혹은 짠함의 스토리가 없다는 비판은 과연 사실에 근거하고 있으며, 납득할 만한가?

결과적으로 청년과 소통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려 했던 정부의 인사가 오히려 청년들의 '공정 감수성'을 자극한 셈이 되었고, 이를 보수 언론이 젠더 갈등까지 들먹이며 야권의 지지도를 높이려는 형국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아쉽다. 정치권 공방을 떠나 개인적으로 이삼십 대의 직접 정치를 지지한다. 단편적으로 박성민 비서관이 당 청년대변인에서 최고위원이 되면서 매달 납부해야하는 직책 당비는 50만원이었으나, 당무위원회는 박 위원의 요청에 따라 10만 원으로 감면하였다. 변화는 변화해야 변화한다. 덧붙여 박 비서관의 공직 활동이 매우 유의미한 시간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필자는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만 스물여섯에 지방의원으로 당선됐다. 신인 정치인의 실력은 부족했고, 서툴렀다. 하지만 존재 자체만으로 견제와 협의의 상대가 되었다. 딸 또래의 동료 의원은 기성세대가 자신을 비춰보는 거울이 되었다.

결론이다. 1년 앞으로 다가온 2022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청년의 움직임은 활발하지 않다. 여전히 청년의 지역사회 참여와 정계 입문 문턱은 높다. 때가 아니다. 자리가 없다고 한다. 핑계다. 부끄럽다. '청년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그럴싸한 수사는 그만 듣고 싶다.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브레네 브라운은 "리더는 지위나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나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그 잠재력에 기회를 주는 용기 있는 사람이다" 고 직설한다. 동의한다.

진짜 청년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청년 스스로가 결정하고 책임질 기회를 열어, 진정성을 입증하길 바란다. 다음 선거가 아닌 다음 세대를 걱정하는 광주 리더의 용기가 필요한 때다. 최유진 광주북구사회적경제연합회 사무국장/ (사)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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