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이사장 발제에 패널들 토론
교수·기업인 지역 발전 해법 논의
“구조적 문제 심각 상생·책임 필요”
중소기업에 실질적 혜택 돌아가야
"동반성장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광주·전남이 함께 성장했으면 합니다."
광주·전남지역의 경쟁력을 키우고 시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광주·전남 대표정론지 무등일보와 (사)미래남도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1회 '미래 남도 콜로키움'이 지난 25일 문화공원 김냇과 2층에서 열렸다. 조덕선 SRB미디어그룹 회장과 김종석 SRB무등일보 대표이사, 박성수 미래남도연구원장, 정인채 새천년건설 회장, 김보곤 한국산학협동연구원 이사장, 박헌택 영무토건 대표 등 3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전 국무총리)의 '동반성장이 시대정신이다'는 발제에 이어 종합토론으로 이어졌다. 종합 토론은 박성수 원장이 좌장을 맡았고 나주몽 전남대 교수, 박기영 순천대 교수, 조성은 ㈜무진기연 대표이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김종석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경제성장의 불확실성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앞날이 암담한 상황이다"며 "이런 시기에 동반성장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정운찬 전 총리의 고견을 들을 수 있어 의미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지역발전 해법을 찾아 나서는데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누자"
정운찬 이사장은 이날 '동반성장이 시대정신이다'는 발제를 통해 "한국경제는 어려운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동반성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한국의 장기성장률 하락, 소득분배 악화, 창조적 인재육성 실패,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공동체 정신 약화 등의 현상을 동반성장의 문제로 봤다.
그는 "기업 양극화는 필연적으로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 성장의 부진을 가져왔다. 수출 대기업의 훌륭한 성과로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수출과 내수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고용과 소득을 만들어내는 선순환의 연결고리가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의 불안을 줄이는 최선의 대안으로 동반성장을 꼽았다. 그가 주장하는 동반성장은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누자'는 사회 철학을 뜻한다. 승자독식을 견제하고 참여자 모두에게 정당한 몫이 돌아가도록 협력적 경쟁을 추구하자는 의미다.
정 이사장은 "중기적으로 공동체 구성원 개개인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를 해소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 질서를 바로 잡는 사회혁신, 과감한 투자로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혁신 등이 따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누는 동반성장 정신이 21세기형 공정한 관찰자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상생과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케 할 것이다"며 "냉전 시대 유물인 이념 갈등도 저절로 해소되고 공동선의 가치를 존중하는 진정한 사회 통합도 이룰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단지와 지역, 기업들 연계돼야"
정운찬 이사장의 '동반성장이 시대정신이다'는 발제에 대해 박기영 순천대 교수는 "소득분배 악화, 대중소기업 양극화, 공동체정신 약화 등 한국경제의 어려운 문제에 대해 공감한다"며 "이런 근본적인 문제들과 함께 한국 사회는 동반적이지 않고, 지속가능하지도 않은 구조적인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한국은 소수 IT완제품과 반도체 등의 제조기업, 중화학공업 중심 기업의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으나 구조적으로 선진국인가 의심스럽다"며 "일부 기업에게 몰아주고 있어 외형적으로만 선진국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반성장을 이루려면 산업단지와 지역이 중소·중견기업 및 고용으로 연계돼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기업의 대규모 생산공장이 있는 지역에서부터 ESG(친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개선)경영을 실현시키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혁신으로 나눌 파이 만들어야"
나주몽 전남대 교수는 낙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때는 혁신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저성장이 되면 동반성장으로 인한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나눌 몫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고 결국 큰 기업만 살아남는 구조가 된다는 것이다.
나 교수는 "일본처럼 마이너스 성장이 되면 우리는 낙수효과 뿐만 아니라 분수효과도 낼 수 없는 상황에 놓일 텐데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할지는 앞으로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저성장을 극복할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이라고 본다. 혁신을 통해 나눌 파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면서 "그래서 혁신 생태계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매우 중요하다. 지식 생태계와 비즈니스 생태계를 연결해서 파이를 만들고 공유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목표기준 국가가 잘 관리했으면"
조성은 ㈜무진기연 대표는 "공기업의 동반성장 평가의 잣대가 10년 전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동반성장에 대한 공기업 평가를 강화하고 구체화해서 실질적으로 동반성장이라는 의미에 맞도록 하고, 그 결과가 중소기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반성장 내용 중 중소기업 금융지원, R&D 지원 등 다양한 제도가 있지만 대부분 공기업이 동일한 수준으로 추진하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조 대표는 "R&D(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이 실제 기술개발에 성공해 상품화하고 그 결과가 우수할 때 비로소 공기업이 그 평가 점수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러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동반성장에 대한 목표기준을 국가가 잘 관리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제1회 미래 남도 콜로키움은 한국산학협동연구원·새천년종합건설㈜이 후원하고 ㈜세왕정밀·청우타이루상사㈜가 협찬했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기업·지역·계층·세대 위해 협력"
미래남도연구원, 동반성장연구소와 MOU
(사)미래남도연구원과 (사)동반성장연구소가 광주·전남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았다.
박성수 미래남도연구원 원장은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과 지난 25일 문화공원 김냇과 2층에서 업무협약식을 열고 기업·지역·계층·세대간 동반성장을 선도하기 위해 상호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앞으로 이들은 광주·전남 지역 경제 진흥과 동반성장에 대한 대안정책을 모색하고, 타 지역간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협력사업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박 원장은 "광주·전남 상생 열쇠는 동반성장에 있다. 동반성장의 첫 단추를 잘 꿰어 지역의 미래를 밝히고자 한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정운찬 전 총리님과 우리지역 경쟁력을 키우고 시도민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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