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상에 맞게 귀고리 연결, 통증 해소
전국 확산 위해 고심한 디자인 공개
지속 기부 중…상업적 사용 자제 바라
"일선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들과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근로자들이 마스크를 오래 쓰면서 통증을 호소하더라구요. 이 제품이 그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광주 북구에 위치한 3D 프린팅업체 '뜨리디'는 지난 1월 말부터 1천500여개의 '마스크 클립'을 만들어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의료진과 방역 담당자들에게 쓰이길 바란다'며 광주시에 기부했다.
'뜨리디' 이대권(39) 대표가 이 제품을 제작한 계기는 금융권에 근무하는 부인의 하소연 때문이다. 이 대표의 부인은 근무 시간 내내 마스크를 쓰다 보니 귀가 아프고 두통까지 생겼다는 것이다. 시중에 이미 마스크를 연결하는 고리가 여러 종류 나왔지만, 불편을 느껴 직접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이 대표가 제작한 제품의 특징은 관절처럼 구부러져 뒤통수에 밀착된다. 이 '마스크 클립' 10개 한 세트가 완성되는 시간은 6~7시간. '뜨리디'의 3D 프린터 5대를 하루 종일 가동해야 겨우 하루 100여 개다. 2~3주 꾸준히 제작해 한 번에 기부한 것이다. 추가 기부를 위해 지금도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작은 부품이지만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디자인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첫 제품을 만든 후에는 편리성을 위해 꾸준히 수정하고 업그레이드 했다.
제작 초기 6㎝ 길이로 만들었지만,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수렴해 8.2㎝와 10㎝의 제품도 생산했다. 판매 목적이 아니라 기부를 위한 제품이다 보니 혹시라도 불만이 나올까 걱정돼 더 신경 썼다.
이 대표는 "제작 목적이 판매를 위한 것이 아니어서 원가를 계산하지도 않았다"며 "와이프와 동료들을 위해 내가 가진 기술을 활용해 와이프와 그 동료들이 편하길 바랬다가 코로나와 싸우는 의료진들도 돕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 블로그는 물론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마스크 클립' 디자인을 공개하고 도면을 공유했다. 더 많은 지역 업체에서 자신과 같은 뜻을 가진 업계 사람들이 동참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다만, 다른 업체들이 이 대표의 디자인을 도용해 수익을 올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고민 중이다.
이 대표는 "다른 지역의 업체들이 '마스크 클립'을 제작해 기부하면 디자인 공개의 의미가 빛을 발할 뿐 아니라 4차 산업이 실생활에 접목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상업적 이용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디자인을 공개한 만큼 다른 업체들도 이 뜻에 동참해주길 바란다"며 "가장 고생하는 대구의 의료진에게도 제가 만든 제품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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