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생 꿈 키워주는 '키다리 아저씨'

입력 2020.06.17. 15:57 김성희 기자
천주의성 요한 수도회 후원 약속
아버지 8년간 지병 앓다 세상 떠나
어머니마저 건강 악화로 상태 위중
대학졸업까지 7년간 경제적 지원
"의사 꿈 이룰 수 있도록 돕겠다"

광주 남구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고학생에게 매달 생계비와 장학금을 후원하기로 한 키다리아저씨가 나타났다. 이 키다리 아저씨는 고학생이 마음 놓고 학업에 대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대학 졸업 때까지 후원을 약속했다.

17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구청장실에서 국민기초생활수급을 받는 한부모 가정의 고등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후원 결연식이 열렸다. 키다리 아저씨 정체는 재단법인 천주의 성 요한 수도회(수도회).

수도회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고학생에게 매월 생계비 30만원과 연간 장학금 100만원을 7년간 후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후원 결연식은 사직동 재단법인 시설인 광주공원 노인복지관에서 관장을 맡고 있는 김기락 신부가 최근 사직동행정복지센터와 함께 후원 사업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저소득 가정의 한 고등학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게 계기가 됐다.

광주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 학생은 지병을 앓다 하늘나라로 떠난 아버지 곁에서 8년여 간 병 수발을 하다 파킨슨 병에 걸린 어머니와 단 둘이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어머니의 건강 상태마저 매우 악화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위중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학생의 장래 희망은 돌아가신 아버지와 질병과 싸우고 있는 어머니처럼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다.

학업 성적이 매우 뛰어나 학교 측에서도 의대 진학을 적극 권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락 신부는 이 사연을 접한 뒤 곧바로 천주의 성 요한 수도회에 도움을 요청했고, 수도회에 후원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수도회는 올해부터 대학을 졸업하는 2027년까지 7년간 매월 생계비 30만원을 자립 차원에서 후원하고, 연간 장학금 100만원 등 총 3천220만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광주공원 노인복지관에서는 복지관 1층에서 운영 중인 마중물 카페의 수익금 일부를 연간 장학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수도회는 2027년까지 후원한 뒤 계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후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김병내 구청장은 "천주의 성 요한 수도회에서 우리 학생에게 정말로 큰 선물을 안겨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이 학생이 자신의 꿈을 반드시 이루도록 구청 차원의 지원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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