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김지혜 지한유치원 교사 입력 2024.02.13. 18:58


나는 지한유치원에서 4년을 보내고, 3월 1일 자로 정덕유치원으로 옮기게 된다. 되돌아보니, 아쉬움보다는 함께 고생해 준 여러 동료교사들과 유치원을 믿고 지지해주신 학부모님들께 고마운 마음이 크다.

우리 지한유치원은 동구에 있는 유일한 단설유치원이고, 올해로 일곱 살이 되었다. 지한유치원은 광주 외곽에, 더욱이 지한초등학교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 매년 160여 명 유아들의 행복한 놀이 배움터이다.

아직도 학부모들은 공립유치원에 대해 잘 모르고, 어린이집이나 사립유치원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한다.

공립유치원도 초·중등교육처럼 국가에서 정한 교육과정으로 만3~5세 유아들을 교육하는 학교이다. 유아들은 발달 특성상 한글, 수 같은 고도의 상징체계로 배우지 못한다. 그 대신 직접 경험을 통해 배우기 때문에 (교과서가 없이) 교사들이 매일 수업을 계획하고 교수 자료도 고안해야 하는 점이 다른 학교급들과 다르다. 또한 유아들의 연령이 어리다 보니, 매일 반복적으로 개별유아 맞춤의 기본생활습관들을 지도한다. 유아 교사들은 전문가로서 유능감과 책임감으로 유아들을 교육하고 있다.

공립유치원은 영리를 추구하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시설부터 먹는 것, 배우는 것 모두 유아들의 최상의 발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들의 행복이 유치원과 유아 교사가 존재하는 이유인 것이다.

하지만 입시경쟁교육과 선행학습에 대한 학부모의 잘못된 인식이, 유아교육조차 파행으로 내몰고 있고, 공립유치원을 외면하게 만들고 있다.

지금 교사들은 겨울방학이지만, 2024학년도 학사일정 및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3월에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에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나는 새로운 유치원으로 옮기다 보니, 입학하는 유아들 못지않게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진다.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윤여림 안녕달 지음)"라는 그림책이 있다. 일하는 부모든, 아니든, 아이를 기관에 맡기는 부모들은 죄책감 아닌 죄책감에 시달린다. 내가 못해 주는 부분을 기관에서 해주겠지 하고 애써 마음을 다잡지만, 아이의 손을 놓고 돌아설 때는 마음 한켠이 무겁고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교사인 나조차도 아이를 기관에 보낼 때, 내가 얼마나 잘먹고 잘살겠다고 내 새끼를 남에게 맡기고 일을 해야 하나, 마음으로 울고 또 울었다. 퇴근하면 조금이라도 빨리 아이를 기관에서 데리고 오려고 애썼다. 하지만 부모들의 걱정과 다르게, 아이들은 기관에 금방 적응하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그러니 학부모님들께서도 유아교육 전문가인 교사를 믿고, 집 가까운 공립유치원에 보내시길 바란다.

그리고 혹시 부모가 나를 기관에 버리고 가는 건 아닐까 불안해하는 아이를 안아주며 꼭 말해주시길. "엄마 아빠는 늘 네 가까이 있고,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공립유치원은 여러분 가정 가까이에서 늘 우리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불안해하지 마시고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유치원에 오시길 바란다.?김지혜 공립단설 지한유치원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