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광주교육 발전의 필수 조건, 소통과 협력

@김승중 광주방림초등학교 교장 입력 2023.07.04. 10:29

요즘 라디오만 틀면 광주시교육청의 홍보광고가 흘러나오고, 지면이나 인터넷 언론에는 이정선교육감의 동정을 비롯한 교육청의 보도자료가 기사화되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이 언론을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언론을 통해 정책을 홍보하는 것이야 비판받을 사안은 아니지만 공공기관이자 교육기관인 교육청의 지나친 언론홍보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더구나 언론홍보는 일방적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런 대대적인 홍보는 이정선교육감의 취임 1년을 맞이하여 더욱 강화된 느낌이다.

요즘 교육관련 시민사회와 노동단체는 이정선교육감 취임 1년을 맞이하여 교육감의 업무수행에 대한 평가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까지 일부 단체에서 발표된 평가결과만 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나 전국 시도교육감 평가 순위에서도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광주교육계의 교육감에 대한 평가는 박하기만 하다.

이정선 교육감 취임 이후 1년간 무슨 일들이 있었기에 이런 평가를 받았을까? 대표적인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교육감이 취임 후 의욕적으로 추진한 '초등 방학중 무상급식' 추진은 학교현장에 대한 몰이해와 사회적 합의 없이 진행되어 끝내 추진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청과 학교현장에 모두 깊은 상처만 남겼다. 특히 학교급식 종사자들을 갈라치기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교육청의 태도는 더 큰 비판을 받았었다.

인사정책은 어떠한가. 교육감의 동창 감사관 임용강행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많은 시민사회의 인사철회와 사과요구를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오히려 두둔하더니 결국 중도 하차하여 현재까지 감사관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그러나 이는 인사참사의 예고편에 불과할 정도로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인사가 연이어 불거져서 아직까지 가장 큰 비판을 받았던 지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학교의 자율성을 명분으로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교육활동지침'을 폐지함으로써 일부 사립고등학교 중심으로 강제야간자율학습과 강제보충학습이 부활하는 등 퇴행적 교육정책을 펼쳐 사회적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나 교육청의 소극적 대응으로 오히려 상황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이를 반대하는 범시민연대가 결성되어 교육청 앞 1인시위를 하는 등 지침을 다시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교육청의 묵묵부답으로 인해 애먼 학생들의 피해만 지속되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다.

또한, 교사들의 고유영역인 수업을 몇 번 공개하면 인증제를 부여하는 '수업인증제'는 학교현장의 많은 교사들로부터 폐기요구를 받았으나 오히려 보란 듯이 더 크게 홍보와 모집을 하는 등의 행태를 보여줘서 갈등을 키웠다. 지금도 자화자찬하며 인사가산점 등의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이미 소수의 교사들을 제외하고는 관심밖인 정책이 되었다.

이밖에 혁신학교에 대한 교육청의 무관심과 예산, 인력 축소는 혁신학교를 고사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자치학교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추진하는 학교특색화사업 또한 학교를 변화시키기에는 지속가능성에서 회의적이며 현장의 자발성도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교육청의 핵심정책이기도 한 AI교육정책방향에도 현장의 많은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갈등은 어쩌면 소통과 협력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문제는 교육청이 광주지역 교육관련 시민노동단체와 전혀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교육감이 간부회의 발언에서 시민단체에 대한 부적절한 시각을 드러내서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연히 교육청을 견제하는 시민·사회·노동단체와는 불편할 것이다. 그렇다고 상대를 적대적으로 보고 소통을 멈추면 안된다.

교육청을 대표하는 슬로건은 '혁신적 포용교육'이다. 이는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교육감의 핵심철학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기제로 작용되고 있지만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이 슬로건이 민망할 정도다. 반대하는 세력을 터부시하고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으려 하는 현재의 독단적인 교육청 운영방향은 포용이라는 가치와도 맞지 않는다.

교육감이 좀 더 큰 걸음으로 제 세력들과 민주적으로 소통하며 건강한 논쟁을 교육청이 주도하면서 교육정책을 조율하고 펼쳐나갈 때 그 문화가 광주교육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교육 발전은 소통과 협력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제 1년이다. 늦지 않았다. 김승중 광주방림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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