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12월, 학생도 학교도 평가를 통해 성장한다

@김지선 각화중학교 교사 입력 2021.12.14. 10:19

12월의 중학교는 매일 100미터 전력 질주를 하고 있다.

마지막 지필고사를 끝낸 3학년 담임교사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긴장감이 풀린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교과수업을 병행하며 후기 원서 작성을 위한 내신을 정리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2학년은 올해 마지막 지필평가를 앞두고 비교적 학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동안 쌓여있던 스트레스가 어디서 터질지 불안불안하다. 1학년 학생들은 2학기 내내 폭풍 성장 중이다. 입학식의 순하고 앳된 모습들은 가을, 겨울의 계절 변화를 겪으며 매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교사들은 자유학기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기복이 심한 학생들의 마음을 다독이는데 에너지를 오롯이 쏟아붓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12월, 중학교 모습이다. 그렇게 학교는 비슷한 듯 보이지만 예년과 절대로 같지 않은 12월을 매년 바쁘게 보내고 있다. 이렇게 바쁜 12월의 학교에서 결코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평가'!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의 모든 학교에서 12월에 '수행평가'와 '지필평가'가 모두 마무리된다. 학년별 시기에 차이가 있고 점수로 수치화되는 2, 3학년과 문자로 서술되는 1학년도 표현에 차이가 있을 뿐 모든 학년에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동전의 양면처럼 교육과정이 있기에 평가도 뒤따르는 법! 그렇게 평가로 마무리되는 12월이다.

그런데 이러한 평가는 학생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학교 자체적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학교 교육과정 및 활동들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다. 하지만 현재 실시하고 있는 학교 교육과정 평가는 결과 중심적인 경우가 많다. 학교 평가 시 서류 평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평가 결과가 피드백되며 자연스럽게 차기년도 교육과정으로 환류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특히 학교 평가에서 예산, 도덕적 비리, 민원 문제 발생 등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으면 별다른 문제 없이 학교 평가가 마무리되고 있다.

학교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학교 교육활동의 성과와 한계를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학교 운영에 있어 1학기마다 정기적으로 1회 정도는 필수적으로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평가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학교관리자와 부장교사 등 소수만 참여하는 평가회가 아니라 교직원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평가회가 필요하다.(블로그 '김현섭의 교육이야기' 중에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매년 2회 교육과정 평가회를 실시하고 있다. 1학기는 월드카페 토론(사람들이 창조적인 집단 토론을 함으로써, 지식의 공유나 생성을 유도하는 토론 프로세스)을 통해서, 2학기는 학년별 전문적학습공동체와 행정업무지원팀의 1차 토론을 거쳐 2차 전체 발표 및 토론을 통해 2021학년도를 평가하고 2022년을 계획하고 있다. 1학기에 제기되었던 월드카페 토론 주제는 '1학기 교육활동, 수업활동 중 좋았던 점', ' 공간혁신, 대안교실, 숲명상, 스팀 사업 중 아쉬운 점과 좋은 아이디어', '학교 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 '학생들의 건의 사항 해결방법' 등 다양한 주제를 모든 교사가 경험하고 공유하게 함으로써 2학기의 활동 방향을 정해 보았다. 그렇게 2학기를 새로운 안목으로 열었고, 4개월을 지치지 않고 달려왔다.

이제 12월, 2021학년도를 돌아보는 마지막 평가를 앞두고 있다. 하반기에는 학년별로 학생들을 교과와 생활지도의 방면에서 종합적으로 돌아보는 평가와 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업무분장 체계에 대한 논의가 남아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달려가며 때론 학생들에게 과도하게 마음을 쏟아붓고, 업무에 치이면서 1년을 살아왔다. 그럼에도 1년의 교육활동에서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교육활동을 이어가는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 다시 꼼꼼하게, 천천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김지선 (각화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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