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주공항,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 결단 할 때

@문현철 호남대학교 교수 입력 2023.05.09. 10:23

가정의 달과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지인들이 부쩍 늘었다. 이들 대부분 '어디서 출발하냐'는 질문에 인천국제공항을 꼽았다.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무안국제공항을 이용했던 사람들이다. 코로나19 발발 이전까지만 해도 무안국제공항은 일본, 동남아, 중국 등 서남권 거점공항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하지만 지금은 관광객들 발길이 끊기면서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달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이 공포되면서 광주 군 공항 이전, 광주공항 국내선 이전과 함께 무안국제공항의 활성화 등 호남권 공항 전반에 대한 내용이 연일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2007년 11월 개항한 무안국제공항은 호남권역 내 거점의 성격을 갖는 공항으로 호남권역을 중심으로 국제선 및 국내선 수요 처리 기능을 수행하는 국토교통부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따른 서남권 거점공항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개의 중추공항과 6개의 권역별 거점공항이 있는데, 그중 하나인 무안국제공항은 국가 차원의 중요 기반시설이자 지역의 핵심시설이다. 물론 항공도 교통수단이므로 당연히 여객을 위한 핵심시설이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지역 정치권을 보면 공항이 시·도민의 교통 편의제공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인지, 자신들의 선거와 표를 위해서 존재하는 시설인지 혼란스럽고, 지역 이기주의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모습이라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공항 이전 문제가 논란거리가 되면서 지역민들은 지근거리에 위치한 무안국제공항을 두고도 최소 6시간에 달하는 시간을 허비해 가면서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나 불편하고 비효율적인 일인가. 이러한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하루라도 빨리 해소하기 위해서는 호남권의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이익은 잠시 접어두고, 다 같이 힘을 합쳐 광주공항과 무안국제공항으로 분산된 국내선과 국제선 통합을 통해 서남권의 거점공항인 무안국제공항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일각에서는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방법이 광주공항 이전 통합뿐이냐고 묻는다. 물론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한 요소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공항 접근성, 이용자 편의성 등 많은 요소가 있지만 그 중에서 제일 중요 요소는 이용할 수 있는 노선이 다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은 코로나 이전 이용률의 약 80%까지 회복된 상태로 다른 국제공항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 왜 다른 공항에 비해 이용률 회복 속도가 빠르고, 전국의 해외 여행객이 인천 한쪽 구석에 위치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전 세계를 갈 수 있는 노선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양한 노선의 취항을 위해서는 항공당국과 지자체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지속적인 항공 수요의 뒷받침이다. 최근 공항 활성화 대표 사례인 청주국제공항은 충북도, 충남도, 대전시가 국제노선을 신규 개설하는 항공사에 결손금을 보전해 주는 '신규 국제노선 개설 항공사 재정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대전시를 중심으로 학계와 재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청주국제공항 활성화 협의회'를 구성·운영하는 등 모두가 손을 잡았다.

그 결과, 청주-제주 국내선의 활발한 운항을 시작으로 등 국제 정기선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이용자가 무안국제공항의 개항 이후 16년 동안의 누적 이용객 335만명과 비슷한 317만명에 이른다.

국제공항 항공 수요의 지속적 공급을 위해서는 국내선과 국제선의 적절한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광주공항의 국내선 기능이 무안국제공항으로 조속히 이전·통합 돼야만 한다.

무안국제공항 개항 당시 민간공항·군공항 동시 이전이 추진됐으나, 이후 광주시가 민간공항 이전을 반대하면서 이전 추진이 중단됐으며, 민선 7기에는 광주공항 국내선 이전이 양 시·도가 합의가 되면서 급물살을 탔으나, 광주의 반대 여론에 다시 무산되는 등 어려움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복잡한 정세 속에서도 무안국제공항은 코로나 기간동안 면세점 확장, 주차장 증설 등 편의시설 개선 및 확장을 완료했다. 또 오는 2025년까지 공항을 경유하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과 장거리 노선 대형 항공기 이·착륙을 위한 활주로 연장공사 등이 마무리되면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에 걸맞는 기반시설을 갖추게 된다.

그때쯤이면 광주공항은 자연스럽게 기능이 상실될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광주 민간공항 이전을 광주 군 공항 이전과 연계시키지 말고,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통합을 발표해야 한다. 군 공항 이전도 광주시와 전남도가 머리를 맞대고 적극 푸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는 군 공항 이전 문제와 얽혀 협상의 수단으로만 이용되고 있는 광주공항의 무안국제공항으로의 이전·통합에 대해 오로지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의 교통편익 증진, 양 지역간 상생 발전만을 생각하는 대승적 결단과 협력을 광주시와 전남도에 요청하는 바이다. 문현철 호남대학교 교수

슬퍼요
5
후속기사 원해요
7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15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