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주교육, 정치 능력이 필요한 이유

@노영필 교육평론가 입력 2022.01.02. 19:11

22년이 밝았다.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다. 그 선거 중 시민들이 대부분 교육감을 선출한다는 사실은 안다. 하지만 교사들이 정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교육감 투표율이 낮은 이유 중의 하나다.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교사들뿐만 아니라 공무원들도 선거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정치인 출신을 배척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기는 반면 유독 교육계는 정치인을 배제하려 든다. 왜 그럴까? 그 배제가 긍정적이기보다 오히려 교사들의 정치적 권리를 왜곡시키는 일로 둔갑한다. 둔갑의 정도를 넘어 일부에서 선거 방편으로 이용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도 교사들의 정치적 기본권은 없다. 후보들도 관심이 없고 정치권도 관심이 없다. 아날로그 시대의 후보들이 디지털시대 학생들과 교사들을 이끌겠다고 외친다. 학생들은 개인주의 의식이 커지고 교사들은 권위주의 시대 그대로다. 앞뒤가 안 맞은 뒤죽박죽이다. 왜 교사들은 조직의 리더를 뽑는데도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할 수 없을까?

교육기본법 제6조에는 교육의 중립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이율배반적이다. 교육감 선거는 직선이면서 중립성을 요구한다. 그래서 현장 출신이냐 아니냐, 정치인이냐 아니냐는 교육감 선거에서 논란의 중심이어서는 안 된다.

교육감 선거는 '정치적' '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이어서는 안 된다. 후보들의 정치적 발언을 두고 한 마디 한 마디 평가할 일은 아니다. 교육감을 시민들이 직선으로 뽑는 마당에 정치인 출신은 안 된다는 말은 위험하다.

언론에 10여명에 가까운 입지자들이 회자되고 있다. 기회만 되면 현수막을 내걸고 자신의 이름 알리기에 바쁘다. 시민들은 깜깜이인데 후보들의 마음만 바쁘다.이번 선거에는 유독 대학가 출신들이 많다. 또 과거와 다르게 정치인 출신들도 몇몇 포함되어 있다. 교육경력 5년 이상이면 누구나 자격이 된다. 모두 출마 자격이 된다는 뜻이다.

정말 정치인은 교육감에 적합하지 않을까? 논점은 그게 아니다. 정치인을 시비하지 말고 정치 권리를 시비할 것을 권한다. 누려야 할 권리를 두고 선거의 '방편'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교육은 교육다워야 한다."

현재,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이율배반적인 명제다. 자신의 차별화 전략으로 상대의 정치 경력을 나쁜 경력처럼 왜곡하는 것은 가장 치졸한 선거전략이다. 교육계에서 교육감은 가장 정치적인 역할을 해야 할 자리다. 중앙정부와 협력적 관계, 교육 현장의 갈등과 분란 속에서 조율과 균형을 유지하는 힘은 좋은 정치적 처신에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정치인은 교육감 후보여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펴는 사람은 정치역량을 발휘하지 않고 교육감 직무를 수행하겠다는 위험한 자가당착이다.

지난 12년 동안 광주 교육감을 통해 정치적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이제 광주에서 가장 교육적인 교육감은 정치 능력이 잘 발휘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후보여야 한다.

교육계의 쟁점이 사회적인 이슈로 등장하는 민원이나 갈등을 두고 이해당사자 모두에게 어떤 균형감각을 가지고 어떻게 해결책을 보여줄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이슈는 사람들이 만들고 그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동의를 끌어내는 일은 모두 정치적인 힘에서 비롯된다.

그 사람의 단순한 과거 경력이 아니라 그 후보의 의리와 신념, 그 믿음을 지키는 철학과 조율 능력, 그리고 균형감각을 가진 리더면 된다. 민주적인 의사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지 않도록 만드는 정치력이 광주 교육계에서는 절실하다. 노영필교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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